고용부 지침 개정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작업능력
비장애인의 90% → 70% 완화
기업들 채용 대신 부담금 낼듯


고용노동부가 최근 최저임금 적용 제외대상에 포함되는 중증장애인 작업능력평가 기준을 완화했다. 이를 두고 산업계에서는 기업 현실을 무시한 기준 완화로 오히려 장애인들의 취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장애인의 임금보장을 위한 고용부의 정책이 현실과 괴리된 탁상행정으로 오히려 장애인 실업자를 늘리는 딜레마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일보가 4일 입수한 고용부의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인가 업무처리지침’ 개정안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장애인의 작업능력 기준이 종전 ‘비장애인 작업능력의 90%’에서 ‘70%’로 완화됐다. 종전에는 채용한 장애인의 작업능력이 비장애인의 90% 미만일 경우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아도 됐지만, 앞으로는 70% 미만이어야 적용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 처지에서는 그만큼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할 장애인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이 때문에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준수하는 기업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이번 조치가 오히려 장애인 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기업은 상시근로자의 2.7%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문제는 의무 고용률을 준수하느니 차라리 생산성·비용 측면에서 부담금을 내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실제,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 규모는 2015년 3966억 원에서 2016년 4129억 원, 2017년 4329억 원(3분기 누계액 기준)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장애인고용부담금 하한액을 1인당 81만2000원에서 94만5000원으로 높였지만 이런 현실이 시정될지는 미지수다. 올해부터 중증남성장애인 1인 기준 장려금이 4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인상됐지만, 기업들의 장애인 채용을 유인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중소기업 단체 한 관계자는 “지금도 중증장애인 고용을 꺼리는 기업이 많은데, 이번 조치로 부담금을 택할 기업이 더 많아질 수 있다”며 “오히려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중증장애인 고용 정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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