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 박근혜 前대통령 추가 기소

이영선·윤전추 측근들 조사때
사적 유용 정황 다수 확인
헌인마을 의혹은 계속 수사

우병우 불법사찰 혐의로 기소


검찰이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하고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국정원 자금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흘러들어 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1심 선고를 앞둔 박 전 대통령은 새로운 혐의로 또다시 재판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한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2016년 7월까지 매달 5000만 원에서 1억 원 상당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5만 원권 현금으로 받았다. 2016년 9월에는 별도로 2억 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받기도 했다. 이날 새벽 구속된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원에 자금 상납을 요구했고, 이미 구속기소된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받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한다. 다만, 지난 2016년 4·13 총선에 앞서 진행된 ‘진박(진짜 친박근혜) 감별’ 여론조사 비용 5억 원은 이날 기소에 포함되지 않는다. 검찰 관계자는 “김재원·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관련자의 진술이 조금씩 달라 추가적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국정원 자금의 용처도 일정 정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미 ‘문고리 3인방’(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과 이영선·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 등 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측근들을 두루 조사하며 사적 유용 정황을 다수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쓰지 않고 누군가 관여한 사람이 있지 않겠느냐”며 “본인(박근혜)의 확인은 없지만,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자금) 사용 방식이나 흐름에 대해 파악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용처 조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수수한 국정원 자금 중 일부가 최 씨에게 전달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의 의상·미용·시술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한 의혹을 받아왔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 씨를 통해 서울 서초구 헌인마을의 부동산 개발 관련 청탁을 받아 이를 들어주려고 했다는 이른바 ‘헌인마을’ 의혹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또 국정원 특활비를 주기적으로 받아 쓴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도 조만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공직자·민간인 불법사찰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우 전 수석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전략국장에게 자신의 비위를 감찰하던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을 뒷조사해 보고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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