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중도입국자’ 허량(오른쪽) 군과 조철훈(가운데) 씨가 3일 영등포구 대림동 서울온드림교육센터에서 김수영 센터장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온드림교육센터 제공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중도입국자’ 허량(오른쪽) 군과 조철훈(가운데) 씨가 3일 영등포구 대림동 서울온드림교육센터에서 김수영 센터장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온드림교육센터 제공
‘중도 입국 → 정착 성공’ 허량·조철훈의 ‘2018 희망가’

정몽구재단 서울온드림교육센터
갈피못잡던 청소년에 ‘나침반役’

“검정고시 합격해 대학 진학 꿈”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나고 자란 허량(14) 군은 2016년 희소 심장병에 걸렸다. 고향의 병원에선 수술이 어렵다고 했다. 허 군은 그해 9월 부모와 함께 치료차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정착해 살아가려니, 한국 교육을 따라가기가 병마와 싸우는 것보다 힘들 지경이었다. 갈피를 못 잡던 허 군에게 나침반 역할을 해준 곳은 서울온드림교육센터. 허 군은 이곳에서 영어·수학 등 기초학력 수업을 받으며 오는 4월 초등학교 졸업과정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 군은 4일 “열심히 공부해서 나를 수술해 준 심장외과 의사처럼 훌륭한 의료인이 돼 아픈 어린이들을 치료해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온드림교육센터는 허 군과 같은 중도입국 청소년(외국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나중에 한국에 들어온 청소년)들의 국내 정착을 돕고 있다. 서울시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운영하는 이 센터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개인별 특성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해 준다. 김수영(여·40) 센터장은 “대부분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한국 정착 시 성인들과 함께 수업을 받게 되면서 교육 부적응을 겪게 된다”며 “온드림교육센터에선 또래와 함께 공부하기 때문에 학업 성취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16년 7월 헤이룽장성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조철훈(20) 씨도 이 센터 출신이다. 그는 센터에서 수학하며 지난해 초졸·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올해 고졸 검정고시에 도전할 계획이다. 조 씨는 “중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왔지만,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교육과정이 너무도 달라 힘들었다”며 “센터 수업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 씨는 “장래희망이 심리치료사인데, 훗날 나처럼 한국에 들어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돕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중·고 대안학교 등록자 기준 중도입국 청소년은 2012년 4288명에서 2016년 7418명으로 4년 새 1.73배로 늘었다.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아예 국내 공교육에 편입하지 못한 아이들을 포함하면 중도입국 청소년은 최대 2만8000명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 센터장은 “흔히들 중도입국 청소년은 두 가지 언어를 쓰기 때문에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은 자국과 한국의 문화적 감수성을 모두 체득했다는 것”이라며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오히려 ‘글로벌 예절’을 안다는 점에서 미래형 인재”라고 말했다.

김성훈·조재연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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