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재단 서울온드림교육센터
갈피못잡던 청소년에 ‘나침반役’
“검정고시 합격해 대학 진학 꿈”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나고 자란 허량(14) 군은 2016년 희소 심장병에 걸렸다. 고향의 병원에선 수술이 어렵다고 했다. 허 군은 그해 9월 부모와 함께 치료차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정착해 살아가려니, 한국 교육을 따라가기가 병마와 싸우는 것보다 힘들 지경이었다. 갈피를 못 잡던 허 군에게 나침반 역할을 해준 곳은 서울온드림교육센터. 허 군은 이곳에서 영어·수학 등 기초학력 수업을 받으며 오는 4월 초등학교 졸업과정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 군은 4일 “열심히 공부해서 나를 수술해 준 심장외과 의사처럼 훌륭한 의료인이 돼 아픈 어린이들을 치료해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온드림교육센터는 허 군과 같은 중도입국 청소년(외국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나중에 한국에 들어온 청소년)들의 국내 정착을 돕고 있다. 서울시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운영하는 이 센터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개인별 특성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해 준다. 김수영(여·40) 센터장은 “대부분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한국 정착 시 성인들과 함께 수업을 받게 되면서 교육 부적응을 겪게 된다”며 “온드림교육센터에선 또래와 함께 공부하기 때문에 학업 성취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16년 7월 헤이룽장성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조철훈(20) 씨도 이 센터 출신이다. 그는 센터에서 수학하며 지난해 초졸·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올해 고졸 검정고시에 도전할 계획이다. 조 씨는 “중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왔지만,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교육과정이 너무도 달라 힘들었다”며 “센터 수업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 씨는 “장래희망이 심리치료사인데, 훗날 나처럼 한국에 들어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돕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중·고 대안학교 등록자 기준 중도입국 청소년은 2012년 4288명에서 2016년 7418명으로 4년 새 1.73배로 늘었다.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아예 국내 공교육에 편입하지 못한 아이들을 포함하면 중도입국 청소년은 최대 2만8000명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 센터장은 “흔히들 중도입국 청소년은 두 가지 언어를 쓰기 때문에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은 자국과 한국의 문화적 감수성을 모두 체득했다는 것”이라며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오히려 ‘글로벌 예절’을 안다는 점에서 미래형 인재”라고 말했다.
김성훈·조재연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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