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장관 “허심탄회한 논의 기대”
군사충돌 완화·이산가족 상봉
회담 의제화 가능성 부인 안해
北, 韓·美군사훈련중단 요구땐
회담자체 어려움 봉착 가능성
북한이 5일 우리 측이 제의한 ‘9일 판문점 평화의집 회담’을 수락함에 따라 회담의 의제와 전망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회담이 성사될 경우 남북 당국 베이스의 공식적인 남북대화는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25개월 만에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 16분쯤 우리 측에 회담과 관련한 전통문을 보내왔으며 의제와 관련해서는 ‘평창올림픽 경기대회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문제’라고 적시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남과 북은 9일 만나 북한 선수단의 남한 방문 절차와 방법, 공동선수단 구성, 선수단의 안전 보장, 비용 문제 등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와 관련된 실무적인 사안들을 우선 다룰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리 측이 구상하는 남북 군사 충돌 방지나 적대행위 중지 방안, 이산가족 상봉 같은 인도적인 문제 등이 대화 의제로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단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가 마무리되고 매듭지어져야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된 논의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산가족 상봉 추진 문제는 남북이) 만나서 얘기를 해 봐야 할 것”이라며 그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같은 민감한 정치·군사적인 문제를 거론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남북이 마주 앉아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참가 문제 협의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를 주로 논의하되 북측의 반응에 따라 회담 의제를 남북관계 전반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 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해 7월 북측에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과 군사분계선상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이 모두 유효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나아가 이번 남북회담이 잘 진행돼 북·미 대화로까지 이어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희망 섞인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남북대화 과정에서 북한의 요구가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충돌되는 경우 협상 자체가 난항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백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 후 질의답변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제재 위반 논란이 없게 하겠다”고 한 것은 이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대화를 하는 가운데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넘어 중단이나 대폭 축소 등 한·미 양국이 수용할 수 없는 이슈를 들고 나올 경우 회담 자체가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개최 이전에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해온다면 회담 자체가 결렬되고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다시 급속도로 냉각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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