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이제나저제나 시행 여부 및 시기에 대한 논의가 많았던 부동산 종부세가 경제부총리의 새해 첫 인사 같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부동산 관련 대책을 논의할 때 빠짐없이 거론됐던 종부세는 가장 강력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손댈 수 없었던 데에는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부총리도 보유세와 거래세의 형평,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과세 형평, 부동산 가격 문제 등의 여러 변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처럼 ‘세금폭탄’으로 인식되는 경우에는 민심이 이반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유세 개편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부동산 세제 전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우리의 보유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낮다는 보도가 나왔다. 관련 통계를 발표한 31개국에서 16위로 딱 중간이나, 평균이 0.91%보다 낮은 0.80%라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세는 재산세 및 종부세로 구성된 보유세만이 아니다. 양도세 및 취득세 등 거래세 또한 부동산 관련 세금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다르게 보유세보다는 거래세가 높은 국가에 속한다. 보유세와 거래세를 합산하는 경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한다. 따라서 부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보유세의 증세를 논의하는 경우 거래세의 인하 또한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거래세를 충분히 낮춰 부동산 거래 동결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보유세와 거래세를 합산한 부동산세가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으면 좋겠다.

종부세의 인상 및 거래세의 인하는 중앙정부의 재정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지방자치단체들에는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 종부세는 국세지만, 취득세 및 양도세 등 거래세는 모두 지방세로서 지방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의도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에 대한 종부세를 올릴 경우 향후 가격 경쟁력이 있는 수도권의 주택은 보유하고 지방에 있는 주택을 처분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현재도 양극화가 크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이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 지방의 부동산시장은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에 따라 지자체들 또한 재정 압박이 커질 것이다.

종부세의 개편 방향이 구체화해야 알 수 있겠지만, 과거와 같이 대상이 확대되는 경우 조세 저항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고령 은퇴자들의 소득 수단이 다양하지 못한 현시점에서 월세 수입에 의존하는 고령층의 경우 실질적으로 소득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정부가 유도하는 대로 보유 주택을 매각하는 경우 이를 대체할 투자 대안 또한 충분치 못한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가지고 있는 자산을 모두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도 없는 일이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고 있으면 일부 언론 지적처럼 과거 노 정부의 정책을 모두 다시 꺼내 쓰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물론 과거 정부의 실패를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 더 나은 정책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정부는 시장이라는 큰 물줄기를 막기보다는 그 물줄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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