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성 교육에 대책 없이
일반고 전환 정책 본격화
‘강남 8학군’ 쏠림 이어져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강남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데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등 교육정책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교육 정책과 부동산 정책을 떼어 놓고 판단할 수 없는 현실에서 부동산 정책 수립 시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를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교육전문가들은 정부가 올해부터 자사고와 외고·국제고의 학생 우선 선발권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서울 강북 등으로 분산됐던 양질의 교육에 대한 수요가 소위 ‘강남 8학군’으로 다시 쏠리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정책은 결과적으로 강북 지역의 ‘좋은 학교’가 없어지는 셈이어서 비강남권 학부모들의 강남권 진입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이른바 ‘강남교육특구’ 밖에 위치하면서 교육수요를 분산하는 역할을 해왔던 자사고·외고·국제고 등이 교육부의 새로운 정책에 따라 일반고와의 차별성이 없어짐에 따라 강남 쏠림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의미다. 수월성 교육에 대한 대책 마련 없이 추진되는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정책이 초래한 부작용이다.

실제 이날 현재 서울시에 있는 23개 자사고는 지역별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7개교 △한강 이남 비(非) 강남 4구(양천·영등포·동작) 4개교 △강북 지역 12개교 등으로 분포돼 있다.

“자사고·외고가 교육열이 높은 서울 강북 지역 학부모들의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해 왔는데, 자사고·외고가 일반고화되면 교육 수요가 강남 8학군으로 몰릴 것”이라는 오세목 서울 자사고교장협의회장의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셈이다.

여기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서울 지역 자사고 신입생 선발 방식을 ‘완전 추첨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서울 지역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우려에 따라 서울지역 자사고 2018학년도 일반전형 경쟁률은 평균 1.29 대 1로 전년도 경쟁률(1.70 대 1)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국 단위 자사고 경쟁률 역시 1.74 대 1로 전년도(2.04 대 1)보다 떨어졌다. 반면, 강남구 휘문고는 경쟁률이 상승했고, 양천구 목동 한가람고(여학생)는 경쟁률이 3.31 대 1로 서울지역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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