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

소형 승용차에 익숙한 운전자가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 때 곤혹스러워하는 점 중 하나는 좁은 골목길을 다니거나 주차할 때다. 길이가 달라 평소와 달리 감이 잡히지 않는 데다 시야도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4륜구동의 원조’ 지프는 지난 2016년 플래그십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의 75주년 스페셜 에디션에 ‘파크센스 리어 브레이킹 보조 시스템’을 탑재해 이 같은 운전자들의 고민을 덜었다.

지프가 이 모델부터 적용한 시스템은 후진 때 장애물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제동을 걸어준다. 차가 많이 밀집된 데다 어둡고 오래된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하다 보면 차들끼리 살짝 부딪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지프는 장애물에 부딪힐 상황이 오자 경보음과 함께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었다. 아직 새 차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에게는 무척 유용한 기능이다.

지난 4일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스페셜 에디션을 타고 남산 소파·소월길과 북악 스카이웨이, 그리고 올림픽대로 등을 달려봤다. 시동을 걸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거칠다기보다는 부드럽다고 표현할 정도로 육중한 차체가 매끄럽게 나갔다. 덩치는 크지만 주행은 부드러운 외강내유(外剛內柔)의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힘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소파·소월길 등의 언덕길을 무리 없이 다녔다. 올림픽대로로 접어들어 스포츠 모드를 켜자 육중한 차체가 마치 스포츠카처럼 가속력을 받아 앞으로 달려나갔다. 디젤차임에도 비교적 조용함을 유지하는 것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스페셜 에디션의 장점이다. 그랜드 체로키에 탑재된 ZF 8단 자동변속기와 3.0ℓ V6 터보 디젤엔진의 힘이다.

단순히 성능에만 신경 쓰지 않고, 실내와 디자인 등에도 공을 들였다. 외관 등을 크게 변화시키진 않고, 그릴과 자동차 로고, 휠 커버와 실내 스티어링 휠 등에 무광 브론즈 컬러로 포인트를 줘 지프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스페셜 에디션으로의 개성을 살렸다. 클러스터 중앙에 위치한 멀티뷰는 다양한 정보를 비교적 가독성 있게 표기해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스티어링 휠에 패들을 추가한 것도 운전 편의성을 증대시킨다. 다만 고급스러운 사양에 비해 투박한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는 좀 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스페셜 에디션의 가격은 7100만 원이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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