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이 남아있으면 ‘中耳임플란트’ 효과적
최근 이어폰 사용·소음이 주범
면밀한 진찰·청력검사가 필수
최악 경우 인공와우 이식 유용
재활·연습… 사후관리 더 중요
소리 잃어버리면 우울증 유발
노인 난청, 치매 악화시킬 수도
음악 관련 일을 해 오던 김 모(50) 씨는 오래전부터 양쪽 귀에 문제가 생겨 보청기를 사용해 왔다. 최근에는 보청기를 착용해도 잘 들리지 않아 얼마 전 뉴스에서 본 ‘인공와우’의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았다. 청력검사, 청각세포검사, 청각신경검사 등 여러 검사를 받아보니 청력이 꽤 살아 있어서 인공와우보다는 ‘중이 임플란트’ 치료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최근 이어폰 사용이 늘고, 각종 소음이나 사고로 인해 난청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2∼2016년 통계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지난 2012년 이후 5년 사이에 20% 이상 증가했다. 어떤 원인이든 소리를 잘 듣지 못하면 가장 쉽게 생각나는 것이 보청기다. 특별한 시술이 필요 없고 병원을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시중에서 손쉽게 구입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만큼, 귀 상태에 대한 정확한 평가나 진단 없이 보청기를 착용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수술치료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경우를 놓치거나 개인의 상태에 맞는 효과적인 보청기를 착용하지 못해 만족도가 떨어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황규린 순천향대 서울병원 난청클리닉 교수는 9일 “김 씨와 같은 난청은 환자의 상황에 따라(청력에 따라) 보청기나 인공와우 이식, 중이 임플란트 등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력 상태에 따라 조정 = 보청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귀 상태에 대한 면밀한 진찰과 정확한 청력검사가 첫 번째다. 국가에서도 청력 장애에 대한 보청기의 중요성을 인식해 최근 청각 장애 판정을 받은 환자에 대해 국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보청기는 환자의 귀에 장착해 소리를 증폭해 주는 기구다. 소리를 받는 마이크로폰과 소리를 증폭하는 증폭기, 특정 알고리듬에 따라 소리를 조율해주는 디지털 회로, 증폭되고 조율된 소리를 내보내는 수화기(receiver)로 구성돼 있다. 보청기는 환자 청력 상태에 따라 각 주파수 소리를 개별적으로 조율한다. 가격은 200만~300만 원대로 다양하며 청각 장애인은 보장구(보청기 등과 같은 장비) 지원금으로 130만 원 정도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청기로도 난청 치료가 되지 않을 때는 중이 임플란트나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청력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중이 임플란트가 효과적이다. 이는 ‘귀 안의 이소골’이라 불리는 작은 뼈에 임플란트를 이식해 외부에서 전달하는 소리의 진동을 증폭해 주는 역할을 한다. 소리를 더 잘 듣게 도와주고 단어와 문장을 잘 구분할 수 있게 돕는다. 보청기보다 분별력이 월등히 좋고 자연스럽게 들리기 때문에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인공와우’ 이식은 달팽이관(와우)이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을 때 유용하다. 청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해 소리를 느끼게 하는 원리다. 인공 달팽이관을 이식해 청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하고 뇌의 청각중추가 이를 다시 소리로 받아들이게 한다. 일반적으로 듣는 소리와 다르게 전기신호를 통해서 소리가 들어오므로 음질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사람이 소리를 듣는 원리는 공기의 진동(음파)이 귀의 이소골을 거쳐 달팽이관으로 전달되고 달팽이관의 청각 세포가 들어온 소리를 신경이 인지할 수 있는 신경 신호로 변환시켜 소리로 인식하는 순서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달팽이관 손상으로 청각 세포 기능이 없어져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될 때 이 달팽이관의 역할을 인공와우 이식 장치가 대신해준다. 인공와우의 단점은 전신마취를 통한 수술이 필요하고, 내·외부장치를 함께 착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귀 뒷부분 머리뼈에 구멍을 내 내부 장치를 삽입하고 전극을 연결해야 한다. 이후 절개했던 상처가 회복되면 외부장치를 착용하고 소리신호가 전기신호로 잘 변환될 수 있도록 주파수 등을 맞춰야 한다. 양쪽 귀 모두 고도 난청인 경우 건강보험급여 지원이 가능하다. 한쪽이 난청일 경우엔 보험급여 지원이 안 되지만, 수술 후 청력 회복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사후관리가 더 중요 = 보청기나 중이 임플란트, 인공와우 모두 사후관리와 재건이 중요하다. ‘수술이 절반이라면 재활과 연습도 절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특히 인공와우는 전자음이나 기계음 같은 소리이기 때문에 바로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책 읽기, 말하고 대화하기 등의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황 교수는 “사람이나 동물 모두 커뮤니케이션 본능이 있어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해한 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사회생활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게 된다”며 “소리를 잃어버리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버릴 수 있어 우울증이 오기도 하고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특히 노인의 경우 난청이 치매를 악화시킨다는 연구도 있다”고 전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