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왼쪽) 바른정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바른정당, 추가이탈 규모 관심 원희룡·이학재도 거취 숙고 원심력 커지면 통합도 ‘휘청’ 유승민 “따로 할 말이 없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왼쪽 사진) 경기지사와 김세연(오른쪽) 의원이 9일 국민의당과의 통합 불참 및 탈당을 선언했다. 이학재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도 거취를 두고 숙고에 들어가는 등 바른정당 내 원심력이 커지면서 속도를 내던 양당 간 ‘통합 열차’가 크게 휘청이는 모습이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통합 불참 의사를 공식 밝혔다. 그는 “생각이 다른 길에 함께 할 수 없다”며 “보수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선(先) 보수 통합 후(後) 중도로 나아가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남 지사는 당장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이번 입장 발표는 국민의당과의 통합 절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당장 바른정당을 탈당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남 지사가 6·13 지방선거 출마 등을 고려해 조만간 한국당으로 복당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의원도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바른정당을 탈당, 한국당에 복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었고, 가치와 철학이 공유되는 방향이면 양당 간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지역구에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했던 당원들의 요구를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인사들의 이탈이 가시화하면서 추가 탈당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김 의원은 “이학재 의원과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하루 정도 더 고민해 본 뒤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원 지사 측도 “당장 며칠 내로 행동에 나설 것 같지는 않지만,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기존 바른정당의 정체성과 맞느냐는 고민이 없지 않다”며 “통합 과정을 지켜본 뒤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탈당 도미노가 이어질 경우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함께 하는 방법에 꼭 통합만 있지는 않다. 바른정당(인사들이)이 국민의당에 개별 입당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곤혹스러운 상황을 반영하듯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남 지사 및 김 의원의 통합 불참 선언에 대해 “따로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후 2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국민의당과의 통합 방안을 다시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