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가장 환하게 빛났던 스타는 단연 방탄소년단(BTS)입니다. 그 인기는 현재진행형이죠. 국내 팬들과 언론은 BTS의 일거수일투족을 좇고, 여전히 외신이 그들의 업적을 분석합니다.

그런데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BTS의 인기를 진단한 영국 BBC 기사 속 한 평론가의 말을 국내 기사로 옮기는 과정에서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아우른 싸이의 업적을 가리켜 ‘반짝 인기’라고 칭한 것이었죠.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노래 한 곡을 히트시킨 후 대중의 기억 속에서 멀어졌다는 의미죠. 1963년 아시아 가수 최초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사카모토 규의 ‘스키야키’를 포함해 도메니코 모두뇨의 ‘볼라레’(1958년), 로스 로보스의 ‘라밤바’(1987년), 로스 델 리오의 ‘마카레나’(1996년)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싸이의 인기는 다소 다릅니다. 장기간 유튜브 조회수 1위를 달렸던 ‘강남스타일’ 이후에도 후속곡 ‘젠틀맨’이 빌보드에서 대대적으로 소개됐고, 뮤직비디오 조회수 역시 11억 뷰가 넘죠. 미국 서부 힙합의 거두인 스눕독과 함께 ‘행오버’를 발표한 것도 ‘강남스타일’ 이후입니다.

싸이는 지난해 BTS가 걸어온 길을 먼저 닦았습니다. BTS가 지난해 5월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으며 SNS상에서 가장 유명한 지구인이 되기 전 싸이는 유튜브에서 가장 조회수 높은 뮤직비디오의 주인이었죠. 미국 NBC 토크쇼 ‘앨런쇼’ ‘투데이 쇼’에 출연해 유창한 영어로 대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굳이 싸이와 BTS의 업적을 비교해 우열을 가리자는 것은 아닙니다. 두 스타 모두 약 5년의 시차를 두고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린 국가대표급 스타라는 것에 이견을 달 수 없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당시 싸이의 인기가 ‘반짝 인기’였다거나, 지속적 활동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싸이의 새 앨범 발표 쇼케이스에서는 해외 활동과 관련한 질문이 나옵니다. 그는 “‘강남스타일’ 이후 2∼3년간 ‘미국병’을 앓았는데 이제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솔직하게 말하곤 하죠. 따지고 보면 싸이도, BTS도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노리고 영어 가사를 붙인 노래를 발표한 적이 없습니다. 한국적인 코드에 맞춘 노래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시키며 ‘강제 진출’이 된 셈이죠.

누군가를 높이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를 낮추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게다가 싸이와 BTS를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보기에도 무리가 따르죠. 이는 ‘조용필과 서태지, 누가 더 위대하냐’고 묻는 것만큼 의미 없지 않을까요?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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