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창行·통신복원 긴장완화
추가 대화 연결고리 마련 성과

北 ‘비핵화 논의’ 철저히 봉쇄
이산상봉 불발…대화험로 예고


남북이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한의 대규모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남북 군사당국회담 개최 등에 합의한 것은 남북관계에 해빙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 문제라는 핵심 이슈가 빠졌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 대화가 맞게 될 난관을 예고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자신들이 발표한 공동보도문에 ‘우리 민족끼리 원칙’을 내세워 한·미 동맹을 흔들 토대를 마련한 것이나 우리 측의 계속된 요구에도 이산가족 상봉 논의에 소극적으로 나온 것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북한은 9일 고위급 회담에서 우리 측이 언급한 ‘비핵화 대화’를 철저하게 봉쇄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회담 말미에 “북남 사이 문제가 아닌 문제를 북남 사이에 박아 넣고 또 여론에 흘리게 하고 불미스러운 처사를 빚어냈다”고 주장했다. 북핵은 철저히 미국만을 겨냥했다는 ‘북핵 평화론’도 되풀이했다. 하지만 비핵화 의제가 빠진 남북 대화·협력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에 구멍을 내고 한·미 동맹에 균열을 일으켜 결과적으로 남북 관계를 다시 경색시킬 가능성이 높다. 북한으로서는 자신에 대한 제재의 강도를 완화시키길 기대하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어 운전대를 잡지 못하면 완충지대가 사라져 북한의 고립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을 즈음한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북측 수석대표인 리 조평통 위원장이 회담 모두발언에서 강조한 ‘6·15 정상선언’의 주요 사항이었음에도 북측은 우리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향후 남북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보상으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 ‘탈북여종업원 12명 송환’ 등 청구서를 들이밀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장 큰 우려는 이번 남북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 해도 동계 올림픽 이후 북한이 다시 도발에 나설 경우 남북 관계는 이번 대화 이전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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