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등 800만달러 의결 후
北 잇단 도발로 집행시기 미뤄

정부 관계자 “국제기구서 요청
우리도 조속집행 필요성 공감”


남북이 9일 고위급 회담에서 대화를 재개하는 데 합의하면서 우리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이른 시일 내에 집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남북 관계가 해빙 분위기를 보이는 만큼 대북 인도적 지원을 통해 이러한 남북 관계 개선의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정부 당국자는 대북 인도적 지원 집행 시기와 관련한 질문에 “남북 고위급 회담으로 일단 집행하는 데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적절한 시점에 집행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는 우리 정부와 상시 협의를 통해 조속히 인도적 지원을 집행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집행 시기를 확정 짓지 못했으나 국제기구와 조속한 집행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지난해 9월 조 장관 주재로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고 800만 달러(약 85억6700만 원)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을 의결했다. 세부적으로는 WFP 영양 강화식품 지원 사업에 450만 달러, 유니세프 아동 및 임산부 영양제 및 필수의약품 지원 사업에 350만 달러를 공여하는 안이었다.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당시 집행 시기는 확정 짓지 않았으나, 인도적 지원의 시급성을 감안해 2017년 집행을 목표로 실무작업을 해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1월 말 실제 집행을 위해 미국과 일본 등 관계국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협의하는 작업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해 국제 및 국내 여론이 크게 악화되면서 집행 시기는 또 미뤄졌다.

이번 남북 고위급 회담으로, 올해로 예정돼 있는 북한 인구총조사에 대한 우리 정부의 600만 달러 지원 계획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엔인구기금(UNFPA)은 우리 정부에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북한 인구총조사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조 장관은 지난해 10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 역시 북한의 잇단 도발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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