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백의종군 트라우마에 거부
통합 정당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왼쪽 사진)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오른쪽) 바른정당 대표가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2선 후퇴론과 관련,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안 대표 측은 즉각 퇴진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마뜩잖게 생각하지만 당내 중립 지대 의원들의 반발을 의식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고, 유 대표 측은 과거 백의종군의 아픈 기억 때문에 2선 후퇴론에 선을 긋고 있다.
10일 국민의당 통합파에 따르면 안 대표 측은 최근 중재파가 제시한 ‘선 퇴진·후 통합’ 제안에 대해 ‘수용 불가’로 입장을 정리했다. 안 대표의 측근 다수가 해당 중재안을 받아들일 경우 통합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냈고 안 대표도 공감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한 통합파 의원은 통화에서 “안 대표라는 인물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통합 동력을 극대화해야 할 상황에 안 대표 퇴진 요구를 수용하는 건 우리가 먼저 나서 시너지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과 같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중재안 수용 불가를 공식화할 경우 중재파가 반통합파 측으로 쏠릴 수 있어 안 대표는 공식적으로는 “의논해 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중재파에 대한 우군화를 염두에 두고 있어 중재안에 대해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유 대표 측은 ‘선 통합·후 퇴진’에도 거리를 두는 등 2선 후퇴론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통합 정당에서의 백의종군을 선언한 안 대표와 보조를 맞춰달라는 게 국민의당 통합파 측의 주장이지만 유 대표 측은 양당 상황이 다르므로 거취 문제를 서둘러 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 후 유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자유한국당과 가까운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 당 정체성을 훼손했다”며 “이에 대한 당내 위기의식 때문에 유 대표가 2선 후퇴를 쉽게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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