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東정세 불안 등 단기 요인에
OPEC 감산연장 전망도 겹쳐
70달러로 오르면 GDP 0.59% ↓


국제유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고공행진’이 연초에도 이어지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의 유가 상승세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와 북미 한파 등 단기 상승요인들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의 감산 기간이 연장된 데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정부는 물론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10일 국제유가는 크게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1.23달러·약 1317원) 뛴 62.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3.19달러까지 치솟아 2014년 12월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같은 시각 배럴당 1.43%(0.97달러) 오른 68.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 5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 재고가 1120만 배럴 급감한 것으로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유가 상승세가 어느 정도 지속할지는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해 11월 생산량 감축 기간을 올해 3월에서 연말까지로 연장키로 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가 종료되면서 불안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해석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최근 일련의 무슬림 자극 조치들은 중동정세를 계속 불안하게 몰고 가는 상황이다.

유가 상승의 흐름은 ‘셰일가스’라는 대체재의 공급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반대의 분석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가격 탄력도가 가장 높은 미국 셰일가스가 유가 하락 시 감산, 상승 시 증산을 번갈아 진행하며 제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앞으로 ‘OPEC 대 셰일의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상승은 기업의 원가를 높여 생산 및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위축도 위험요인이다. 업종별로 보면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으로 재고 자산 평가액이 늘지만, 원가 부담이 증가한다. 항공·해운업계도 연료비 부담이 커진다. 반면 조선·건설업계의 경우 유가 상승으로 관련 설비 수주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일 경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22% 줄고, 70달러까지 오를 경우 GDP가 0.59%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방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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