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외무역 90% 中에 의존
김정은 신년사서 경제난 언급
“유례없는 엄혹한 도전 부닥쳐”
中, 北요구 수용여부는 미지수
‘北核 절대 불용’입장 강화따른
양국관계 악화가능성 배제못해
북한의 중국 정부에 대한 강력한 핵 문제와 경제 문제 분리 요구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이 강화되면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김정은 정권은 해외 달러 송금 루트가 하나둘씩 차단되면서 점점 돈줄이 말라 중국에 ‘북한과 함께 갈 것인지, 아니면 북한을 버릴 것인지’를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핵 포기는 절대 있을 수 없는 만큼 사실상 대북 제재를 풀지 않을 경우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조·중 관계가 파기될 것이라는 배수진인 셈이다.
11일 베이징(北京)의 북한 전문가들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실제로 북한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중국이 보조를 취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6차 핵실험과 무려 11번에 달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 국면이 조성되면서 대북 석탄·철광석·섬유제품 금수와 정유제품 공급량 대폭 감축 등 북한의 무역 및 돈줄을 죄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가 4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강화됐다. 이는 결국 대외 무역의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에는 대중 무역 관계 악화로 연결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지난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고립 압살 책동은 극도에 달하였으며 우리 혁명은 유례없는 엄혹한 도전에 부닥치게 되었다”고 밝혔을 정도로 경제난은 심각한 상태다. 핵·경제 분리 대응 요구는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김 위원장의 국면 돌파 카드인 셈이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중국 당국 주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칩거하는 것도 중국에 대한 강력한 항의라는 분석이다.
중국이 북한의 이 같은 요청을 어느 수준까지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중국은 전략적 완충지로서의 북한 정권의 존재와 역할을 중시했으나 북한의 핵실험이 거듭되면서 북한에 대한 태도가 조금씩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체제가 등장한 직후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강력한 대북 경고를 하는 동시에 일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은 한국 측 고위 인사를 만나 사석에서 “북·중 관계는 5번의 중요한 변곡점을 보여 왔다”며 1992년 북한의 반발 속 한·중 수교 수립, 북한의 핵 보유 반대, 시 주석 집권 이후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한 점, 북한의 도발 강화에 이제는 중국이 대북 제재 결의를 주도하고 있는 점 등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은 북핵 문제를 핵심 안보 이익 침해로 보고 있기 때문에 북핵 분리 대응 요구는 결코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 만큼 결국 미·중 관계를 고려하면서 제재를 조금씩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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