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플라스틱 제로’ 계획 발표

“해양 생태계에 거대한 재앙”
비닐봉지 유료 판매制 확대
일회용 포장 용기 유료 검토
환경단체 “구속력 없이 모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플라스틱 제로’ 사회를 위한 2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플라스틱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11일 연설을 통해 “앞으로 25년 내에 없앨 수 있는 모든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겠다”면서 오는 2043년을 목표로 하는 환경정책을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를 “우리 시대에서 가장 거대한 환경적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영국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포함한 국제적 환경 이슈를 이끌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특히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며 “이번 계획은 현재 세대가 자연을 더 나은 상태로 남겨 후대에 물려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우선 대형마트에서 플라스틱 봉지를 5펜스(약 70원)에 팔도록 한 유료 판매 제도를 동네 슈퍼마켓 등 모든 소매점에도 확대한다. 또 일회용 커피잔 등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의 유료 판매를 검토하고, 음식물 개별 포장 등 상품 포장에 플라스틱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의 자제를 촉구하기로 했다. 이어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등에 관한 ‘플라스틱 혁신’ 연구에 정부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개발도상국 등의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밖에 국립공원 확대와 야생 동식물을 위한 서식지 조성 등의 내용도 담겼다. 이와 별도로 영국 정부는 앞서 미세플라스틱(Microbeads)이 사용된 제품 자체의 판매도 올 하반기부터 금지하기로 했다.

메이 총리의 이날 발표는 중국이 지난 1일부터 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중국은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에 달하는 양을 수입해 오다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지난해 7월 수입 제한 조치를 선언했다.

그러나 환경 단체들은 “계획이 모호하고 구속력이 없다”며 “너무 안이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계획이 실제 잘 이뤄지기 위해선 확실한 법률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과정에서 친환경 정책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존 소벤 그린피스 영국 대표는 “25년짜리가 아니라 25개월짜리 비상계획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그림자 환경 장관인 수 헤이먼은 “5펜스 부담금 부과는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의 소매상점들에선 이미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그저 따라잡기만 할 뿐”이라며 “이번 계획은 토리당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약한 제안만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생동물기금(WWF)의 벤 스태퍼드 국장은 “환경을 실제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구속력 있는 법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타냐 스틸 대표는 “법과 돈, 환경감시기구에 의해 뒷받침될 때에만 이 계획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메이 총리는 “25년에 걸친 장기적인 계획이다. 환경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과 미래 세대는 아름다운 자연을 누릴 수 있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말하는 계획”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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