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진보정권 인사를 비난하는 등 ‘우편향’ 안보 교육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박승춘(사진) 전 국가보훈처장이 12일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은 박 전 처장을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국정원법 위반(정치관여·국고손실 혐의)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박 전 처장은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날 박 전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보수성향단체인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국발협) 초대 회장 시절 국정원의 예산 지원 및 ‘우편향’ 안보 강연을 펼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특히 국발협 초대 회장이었던 박 전 처장에게 국정원과의 협력 경위를 확인하며 원 전 원장과 공모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발협의 설립과 활동, 법인 해체 전 과정에 국정원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한 박 전 처장은 ‘국정원 여론조작 공모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정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국회 위증 혐의와 관련해서도 “위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국발협 업무를 할 때 (국정원에) 지침도 받고 협조해서 했다”면서도 “국민에게 안보 실상 교육을 한 것이기 때문에 크게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보훈처장 당시 문제가 된 안보교육용 DVD 배포 역시 “DVD 내용은 전부 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에서 ‘우리가 줬다는 것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협찬자로부터 협찬을 받았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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