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4140억원 생산 차질
‘상품권 20만원’ 얻어낸 노조
임금 손실 더 커… 결국 손해

파업대신 ‘윈 - 윈 체제’ 가야


현대자동차 노사가 16일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기며 벌여온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61%의 찬성으로 2017년 임단협이 최종 가결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첫 임단협 상견례 이후 9개월여 만이다. 노조는 1차 잠정 합의안 부결 이후 5차례 파업을 실시하며 임금인상을 요구했으나 상품권 20만 원을 추가로 받는 데 그쳤다. 사측은 판매부진과 영업이익률 감소 등 경영 악화를 이유로 노조의 임금인상 압박을 버텨냈다. 이번 현대차 노사 합의를 계기로 그간 파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파업 만능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임단협과 관련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계속된 노조의 파업으로 모두 1조8900여 억 원의 생산 차질을 입었다. 이는 2016년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액 3조1132억 원에 이어 금액 면으로는 역대 두 번째다. 반면, 노조가 파업과 협상을 통해 얻은 임금 성과는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로,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금 300%+280만 원 지급, 중소기업 제품 구입 시 20만 포인트 지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 원 지급 등이다.

특히 노조는 지난해 말 1차 잠정합의안 이후에도 임금을 더 받기 위해 5차례의 부분파업으로 4140여 억 원의 생산 차질을 입히고도, 전통시장 상품권 20만 원(전체 임직원 6만8000여 명·총액 136억 원)밖에 챙기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다 노조원들도 이번 파업으로 성과액인 20만 원보다 많은 임금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회사는 물론 조합원 역시 이번 파업의 피해자가 된 셈이 되고 말았다.

2차 잠정합의안이 비교적 높은 찬성률(1차 찬성률 48%)로 가결된 것은 ‘경영실적 및 환경에 따라 추가적으로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회사 측의 강경한 입장에 노조원들이 더 이상 파업을 벌이고 장기적인 투쟁을 해봐야 대안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노조는 “해고자 복직, 신임금체계 완전 폐기, 민사소송 취하, 손배가압류 철회,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3500명 정규직화 등 성과도 많았다”고 밝혔다.

양순봉 울산대 자동차기계공학부 교수는 “글로벌 경쟁 체제가 극심한 상황에서는 노사가 상생을 통해 많은 성과를 내 경영실적에 따라 이익을 취하는 윈윈 체제로 가야 할 시점”이라며 “옛날처럼 무조건 파업을 통해 임금을 많이 받으려는 ‘파업만능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곽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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