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옥, 상생, 캔버스 위에 아크릴, 178×90㎝, 2007
인순옥, 상생, 캔버스 위에 아크릴, 178×90㎝, 2007
우리 땅 도처에서 흔해 빠진 배추, 그 배추가 화폭 안으로 초대됐다. 그것도 거대한 화면에 확대 재현되고 보니 이토록 심미적인 것이었는지 새삼스럽다. 캔버스 가득히 생동감이 넘쳐난다.

우리 민족이 배추와 언제부터 동반자가 됐는지 알 수 없지만, 식탁을 넘어 예술작품에 늠름하게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분에 넘치는 호사처럼 여겨진다.

배추는 한민족의 정체성 정보가 지문(指紋)처럼 아로새겨진 토양 속에서 자란다. 그래서 굳이 ‘신토불이야∼’라는 노랫말을 떠올리지 않아도 배추는 우리의 성정(性情)을 대표하는 채소로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 배추 속에 무언가 낯선 설정이 발견된다. 으레 배추에는 배추흰나비 유충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 흔적 또한 확연하다. 하지만 작가의 그림 속 배추에는 그 자리를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 발칙한 설정을 통해 작가는 ‘친환경’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재언 미술평론가·도시미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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