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며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손을 모은 채 웃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며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손을 모은 채 웃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가상화폐’ 미봉책… 롤러코스터 정책에 불만 폭주

■ 거래소 폐쇄방안 유보
법무부 발표 4일만에 뒤집혀
조율안된 정책에 시장 급등락
“투자자들만 농락” 피해 속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침을 두고 정부가 서로 엇박자를 내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16일 투자자들의 불만이 사방에서 폭발하고 있다. 가상화폐 규제 반대 청와대 청원이 20만 명을 돌파하는가 하면, 가상화폐로 이혼 위기까지 다다랐다거나 수천만 원을 잃어도 아무렇지 않다는 등 각양각색의 사연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16일 오전 10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의 ‘<가상화폐규제반대> 정부는 국민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습니까’ 청원에는 20만2000여 명이 참여했다. 30일 안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청와대는 의무적으로 답을 내놓아야 한다. 가상화폐 투자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게 벌써 몇 번째 이랬다저랬다 농락이냐”며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에 불만을 터뜨리는 목소리가 속출한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를 언급한 뒤 15일 국무조정실은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 입장’을 통해 “논란이 된 거래소 폐쇄 방안은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정부가 규제하는 것은 과도한 투기적 거래”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이 50대 가장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것 하나 없이 오직 노력만으로 두 자녀와 처를 건사하다 보니 꿈도 대화도 사라졌었다”며 “가상화폐로 돈을 벌어 가족들에게 맛있는 치킨을 샀는데, 서민들에게 이런 달콤한 꿈조차 허용하지 않는 정부가 아쉽다”고 썼다. 또 다른 회원은 “애들 기저귀 값이라도 벌어보고자 소액 투자했는데 요 며칠 암담했다”며 “그렇게 (가상화폐가) 싫으면 차라리 세금을 부과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반면, 보너스 등으로 모아온 1000여 만 원을 리플 등 알트코인에 투자했다가 30% 가까이 잃은 직장인 김모(48) 씨는 “손해를 조금이나마 메꿔보려고 계속 단타를 쳤는데 불규칙적인 하락장이 계속돼 100만 원 가까이 더 손해만 봤다”며 “손절(손절매) 후 가족들에게 짜증만 냈다. 이러려고 비트코인 했던 게 아닌데…”라고 고개를 숙였다. 손해 본 돈이 너무 크다 보니 아예 무뎌져 버렸다는 씁쓸한 사연도 이어진다. 직장인 남모(39) 씨는 “5000만 원을 투자해 1100만 원 가까이 잃은 상황”이라며 “11일에는 3000만 원 손해까지 감수했던 걸 생각하면 이것도 다행이다. 무조건 ‘존버(끝까지 버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해 7월 1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약 6개월간 가상화폐 관련 투자사기로 검거된 인원이 41건 126명(구속 16명)에 달한다고 16일 밝혔다. 대부분 가짜 가상화폐를 내세워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이들은 금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장년층 퇴직자들이나 가정주부 등을 주로 노렸다.

김수민·조재연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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