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조계 ‘권력기관 개편안’ 비판

“文정부 초반 檢조직 흔들었지만
못잡았다 판단에 다시 흔들어”
“수사권 축소 이어 공안 물갈이
檢 손발 모두 자르겠다는 취지”

“檢 인사권 청와대가 쥐는 한
내편 만들기로 변질될 수밖에”


계속 이어지는 ‘검찰 힘 빼기’ 정책의 배경에 법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검찰 내 ‘청산해야 할 적폐’가 많다는 여권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검찰 출신 법조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인위적인 검찰 길들이기는 큰 후폭풍을 맞을 것”이라는 비판 여론도 거세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16일 “문재인 정부 초반 몇 차례 깜짝 인사로 검찰 조직을 크게 흔들었지만 여전히 검찰을 휘어잡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다시 한 번 검찰 조직 흔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4일 청와대가 검찰의 수사권을 크게 약화시키는 권력기관 개편안을 내놓은 데 이어 15일 법무부가 일부 검사장급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데 대한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가 의지를 갖고 다시 검찰 힘 빼기에 착수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지난 6월과 7월 잇따른 검사장 인사 뒤 한 여권 관계자가 사석에서 “나가야 할 사람들이 아직 안 나가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밝힌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 개편안을 발표하며 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낸 데 이어 15일 인사에서 과거 논란이 일었던 수사를 책임졌던 인사들을 사실상 ‘좌천’ 시킨 것은 과거 정권의 적폐수사를 거치며 어쩔 수 없이 검찰에 ‘칼’을 쥐어 주긴 했지만 여전히 검찰에 대한 불신과 적대가 여권 깊숙한 곳에 남아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14일 검찰 개편안으로 그간 검찰 내 핵심 보직으로 꼽히던 특별수사부의 수사 범위를 대폭 줄인 데 이어 15일 검찰 내 공안통에 대한 좌천성 인사를 한 것을 두고도 한 검찰 관계자는 “실제 향후 국회 입법 상황 등을 봐야 하지만 검찰의 손발을 모두 자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여권 주도의 검찰 힘 빼기 작업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검찰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고 비판하면서 당시 청와대가 했던 것과 똑같은 짓을 문재인 정부도 하고 있다”며 “검찰 인사권을 청와대가 쥐고 흔드는 한 검찰개혁은 결국 우리 편 만들기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입으로는 검찰개혁을 얘기하며 실제로는 검찰 인사를 입맛대로 마음대로 하고 있다”며 “정말 사라져야 할 적폐는 검찰을 활용하려는 권력의 음습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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