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식·의약, 건강한 국민, 행복한 사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추구하는 비전이다. 국가 식·의약 안전을 책임져야 할 식약처지만, 최근 ‘깔끔한 뒤처리’가 아쉬운 일이 벌어졌다. 식약처는 얼마 전 해외 직접구매(직구) 제품 검사 결과, 1155개 중 205개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외국산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고 이에 따른 피해도 커지자 식약처가 직접 나서 유해 제품을 적발했다. 이는 칭찬을 받아야 할 ‘선제대응’이었지만, 사후 관리가 미흡했다는 게 문제다. 문화일보 취재 결과, 식약처가 적발한 205개 제품 중 27개 제품이 국내 유명 오픈마켓에서 여전히 판매되고 있었다. 판매 제품 중에는 동물용 의약품인 ‘요힘빈’이 포함된 다이어트 효과 표방 제품을 비롯해 어지럼증·구토 등을 유발하는 ‘이카린’이 포함된 성 기능 개선 표방 제품, 카페인과 복용 시 발작 우려가 있는 ‘옥실로프린’이 함유된 근육 강화 표방 제품까지 있었다. 적발만 해놓고 유해 제품의 판매까지는 관리를 제대로 못한 탓이다.

식약처는 ‘인력 부족’과 ‘미비한 법적 근거’를 이유로 들었다. 식약처에서 오픈마켓 모니터링을 맡은 직원은 모두 4명. 그나마 모니터링을 본업 외 업무로 맡고 있어, 사실 제대로 된 감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제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에 대한 처벌 규정도 미비해 적발된 유해 제품을 판매하지 말아 달라고 오픈마켓 측에 요청하는 정도가 그나마 식약처가 할 수 있는 단속 권한이다.

실제 현실이 이렇다 해도 국민 식·의약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식약처 해명으로는 만족스럽지 않다. 식약처가 내세운 비전처럼 진정 국민 건강을 생각한다면 ‘치적 홍보’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제시가 우선일 것이다.

이해완 사회부 기자 par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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