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 평창동계올림픽 ‘식품안전사고 예방’ 대책
선수촌식당 등 22개시설 운영
하루에 450여종 1일 4식 제공
모든 식자재 검식관들이 점검
생선회 등 위험한 음식은 차단
대회장주변 음식점 2500곳도
식약처·지자체 합동관리 나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2월 9∼25일)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선수단 성적, 관람객 흥행 등도 중요하지만, 각국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먹을거리 공급과 식품안전사고 예방도 중요한 포인트다. 식중독, 배탈 등 먹을거리를 통해 나타날 수 있는 식품 사고의 위험을 최소화해 선수들이 경기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는 일 역시 성공적인 개최의 조건이다. 식품 당국이 대회 기간 선수들이 이용하는 선수촌 식당 등 대회장 내부는 물론 관람객이 찾는 주변 음식점의 식음료 안전까지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17일 “각종 대책을 추진해 1988 서울올림픽은 물론, 2002년 한·일 월드컵,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의 국제대회를 치르며 단 한 건의 식품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번 대회도 안전하게 치를 수 있도록 철저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리 가공식은 3시간 이상 지나면 무조건 폐기합니다. 신고가 안 되거나 표시가 없는 제품,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도 모두 확인합니다. 국제대회 식품 사고 제로화를 그대로 이어가야 합니다.”
15일 강원 강릉시 선수촌로 선수촌식당. 한민구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식음료 매니저는 대회 기간 각종 식자재를 점검할 식음료 검식관들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직위로 파견된 한 매니저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전체 식음료 안전을 담당한다. 총 10명의 식음료 검식관은 식약처 및 시·도 식품위생공무원들로 대회 식품취급 시설에 공급되는 식자재의 입고부터 최종 배식까지 검사를 담당하는 인력이다. 이날 한 매니저는 식음료 검식관들과 실제와 같게 식음료 모의 훈련을 진행하면서 식품안전을 재차 강조했다.
◇대회장에서만 550만 명 분 제공 = 식약처는 식중독 등 식품안전 우발 사고 발생 시 긴급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대회 관련 시설 및 관광지 주변 음식점에 대한 예방 관리를 위해 식음료 안전추진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본부 산하에는 식음료안전추진단, 역학조사반, 현장식음료점검반, 식음료 검식반 등을 운영한다. 정부는 식음료 관리를 베뉴(Venue·행사장) 안과 밖으로 나눠 관리한다. 베뉴 안은 올림픽 조직위가 식약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식품전문가 인력을 지원받아 직접 책임 관리하며, 베뉴 밖은 식약처와 지자체가 담당한다.
베뉴 안에서는 선수촌식당, 지원식당, 미디어촌 식당, 만찬장 등 총 22개의 시설이 운영된다. 평창올림픽 기간 조직위는 선수와 임원 등에게 한식·양식·동양식·할랄식 등 세계 각종 음식을 뷔페 형식으로 조리해 하루 450여 종의 요리로 1일 4식(아침, 점심, 저녁, 야식)을 제공한다. 강릉선수촌에 2500명·평창선수촌 3700명 등 총 6200여 명이 입주, 하루 평균 5000여 명이 선수촌 식당을 이용할 전망이다. 대회 기간 총 550만 명 분의 음식이 공급된다.
정부는 식품 위해 우려가 높은 음식은 원천 차단했다. 이에 따라 베뉴 안에서는 생선회, 굴 등으로 만들어진 음식은 볼 수 없다. 또 육류 중 75도 이하로 조리한 비가열 식품은 엄격한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베뉴 밖은 14개의 호텔 및 대회장 주변 음식점 2500여 곳이다. 아울러 주변 18개 시·군·구의 음식점 1800여 곳까지 합하면 총 4321개소 음식점이 베뉴 밖에서 국내외 관광객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이렇게 베뉴 밖에서는 1일 약 30만 식이 공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음식 검식 검사 강화 = 식음료 안전관리는 검수, 검식, 검사 등 3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베뉴 안으로 각종 식자재가 들어오면 식음료 검식관이 가장 먼저 신선도·포장 및 유통 상태 등을 점검한다. 이후 조리 과정을 진행할 때 식음료 검식관이 식자재 회의를 통해 식중독 등 오염 가능성이 높은 식품을 선별한다. 최근 식중독이 발생한 식품이거나 계절적으로 주의가 필요한 식품이 대상이다. 선별된 식품은 식약처가 강릉과 평창에 각 1대씩 배치한 신속유전자검사 차량으로 옮겨져 황색포도상구균, 리스테리아, 장염비브리오 등 총 17가지의 세균 검사를 진행한다. 약 4시간 동안의 검사 결과 ‘이상 없음’으로 판정돼야 선수촌식당으로 옮겨진다. 신속 차량은 한 번에 총 12가지 음식에 대해 검사가 가능하다. 신속검사차량으로 옮겨지지 않은 음식들은 식품 검식관들이 시식 검사를 진행한다. 대회 전반의 식품안전을 총괄 지원하는 김형준 식약처 기술서기관은 “식품전문가인 이들은 미각 등의 오감을 이용해 음식을 점검하는데, 한 종류의 음식을 최소 3명 이상의 검식관이 확인한다”며 “음식에 이상이 있을 때는 즉시 공급을 중단하고 검사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베뉴 밖 음식도 수시로 관리·감독한다. 정부는 공무원과 소비자 위생감시원 등 2인 1조로 구성된 현장식음료점검반 총 27팀을 운영한다. 이들은 외식업중앙회·제과협회·휴게음식점중앙회·영양사협회 등 식음료단체에서 인력을 지원받아 인근 지역 음식점의 위생 상태 등을 점검한다. 특히 이 중 지하수를 사용하는 1364개소 음식점을 특별 관리 대상에 포함해 노로바이러스 여부 등을 집중 관리할 예정이다.
강릉 = 글·사진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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