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상 현안 엇갈린 목소리
트럼프는 “이대로 지속 안돼”
美, 中 철강 등 징벌관세 전망
中, 美신용등급 BBB+로 강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로 야기된 양국 무역 및 경제 현안에 대해 엇갈린 목소리를 내면서 첨예한 미·중 무역 갈등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7일 올해 미·중 무역 갈등은 1980년대 미국과 일본 간 갈등보다 더 힘들고 오래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16일 이뤄진 새해 첫 전화통화에서 경제 및 무역 이슈에 대해 현격한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양국 간 협력에 무게 중심을 두며 무역 갈등 문제를 에둘러 피해갔다. 시 주석은 “양국이 무역 및 경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개방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건설적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이 합의한 4가지 고위 전략 대화를 활용해 모든 분야에서 의견을 교환해야 하며, 적절한 시점에 두 번째 전략 경제 대화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국영 CCTV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다르게 직설적으로 양국 무역 현안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양국 정상 간 통화에 대한 입장문을 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중국 무역적자가 지속해서 증가해온 데 대해 실망감을 표하고, 이 상황이 이대로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말로는 대미 무역흑자 문제를 개선한다고 하면서도 오히려 흑자 규모가 더 커진 것에 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275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지난해 전체 무역수지 흑자 2880억 달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징벌적 관세, 대중 수입물량 축소 등 본격적인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런민대학의 왕이웨이 교수는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을 타깃으로 삼고 있어 양국 간 무역 이슈는 매우 격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WSJ도 “미국 경제계는 물론 정치권도 중국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어 양국 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올해 미·중 무역 전쟁이 가장 큰 폭발력을 지난 경제 이슈”라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의 신용평가사인 ‘다궁 글로벌 크레딧’은 이날 재무 건전성 등을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페루 등과 같은 수준인 ‘BBB+’로 강등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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