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15만개 소비 예상
경기장 주변 대형선풍기 설치
조직위, 폭염 대책마련에 고심


올 시즌 첫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이 더위와의 혹독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미국 매체 ABC는 17일 오전(한국시간) “호주오픈이 열리고 있는 멜버른의 한낮 더위가 섭씨 40도 가까이 오르는 등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대회 기간 약 15만 개의 아이스크림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돼 호주오픈조직위원회의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호주 시드니의 기온이 지난 1939년 이후 가장 높은 47.3도까지 치솟았고, 호주오픈 개최지인 멜버른도 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7일엔 호주오픈 예선전이 중단됐으며, 15일 개막 이후에도 선수들이 더위에 지쳐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세계랭킹 5위 비너스 윌리엄스(38·미국)는 여자단식 1회전에서 77위 벨린다 벤치치(21·스위스)에 0-2(3-6, 5-7)로 완패했으며 ESPN은 “30대 후반인 윌리엄스가 호주의 극심한 더위에 적응하지 못해 졌다”고 분석했다.

조직위는 무더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직위는 1998년부터 ‘폭염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심판은 기온이 40도가 넘으면 경기를 중단할 수 있다. 호주 매체 뉴스닷컴은 “지난 2014년 40도가 넘어갔는데도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아 볼보이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조직위는 역대 최고의 더위가 찾아온 만큼 올해엔 철저하게 폭염 규정을 준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직위는 경기장 주변에 대형 선풍기를 설치, 관중들이 더위를 식힐 수 있게끔 했고 아이스크림과 냉수 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편 ABC는 이번 더위의 최대 수혜자로 남자 세계 2위 로저 페더러(37·스위스)를 꼽았다. ABC는 “날씨가 더울수록 공이 바닥에서 더 잘 튀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서 스트로크가 강한 공격적인 스타일이 유리하고, 페더러가 가장 적극적으로 더위를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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