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上) 지구촌 흔든 파격 행보

세계 경찰보다 美‘이익’먼저
나프타·한미 FTA 재협상 등
국제현안도 비즈니스로 여겨

“北, 화염과 분노 직면할 것”
“왜 똥통國 사람들 받아주나”
초지일관 직설 화법 논란도


오는 20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미국 사회와 국제사회에 많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2016 대선에서 비주류로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정치적 이변을 일으켰던 그는 취임 이후 미국의 경제·사회·외교정책을 흔들며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긴장시켰다.

◇아메리카 퍼스트로 잇단 정책 유턴

1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 원칙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자처했던 ‘세계 경찰’ 역할을 팽개치고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내외 정책을 전개하겠다는 의지였다. 이후 미국은 경제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사회적으로 반이민 정책을 추진했고, 외교·안보적으로는 신고립주의 노선으로 급격히 선회했다. 언론과 대립각을 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는 ‘가짜 뉴스’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키면서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비판적인 언론과의 전쟁도 선포했다. 물론 언론들도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를 제기하면서 1년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물고 늘어졌다. 러시아 게이트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국제협약인 파리기후변화협정을 공식 탈퇴했다. 그는 후보 시절부터 지구온난화는 중국이 만들어낸 ‘사기’라고 비판했지만 실제로 탈퇴라는 초강수를 쓰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미국 시민 보호라는 엄숙한 의무”라며 이를 실행에 옮겨 전 세계를 화들짝 놀라게 만들었다. 또 유럽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부담금 증액을 요구해 “대서양 동맹의 균열이 왔다”는 탄식까지 흘러나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불공정한 조항을 구속하지 않는다면 기후변화협정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쳐 국제 현안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비아냥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철저한 보호무역주의를 토대로 움직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에도 나서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의 대열에서도 이탈했다. 지난 7월 12일 에어포스 원 기내 간담회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한 해에 400억 달러를 잃는 끔찍한 거래”라고 언급해 한·미 FTA 개정 협상도 진행 중이다.

◇대북 군사적 옵션·친이스라엘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말 폭탄 전쟁’을 이어갔다. 그의 대북 정책의 핵심은 힘에 의한 평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8일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취재진에게 “미국을 위협하면 북한은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떤 역대 미국 대통령도 이처럼 직접적인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었다. 북한은 트럼프를 ‘노망난 늙다리’라고 지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북·미 관계는 악화됐다. 북한의 9월 9일 6차 핵실험은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강조하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친이스라엘 노선을 걸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6일 이스라엘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전격 선언했다. 예루살렘은 1948년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꾸준히 분쟁을 벌여온 지역으로, 국제사회가 70년 가까이 유지한 암묵적인 합의를 깨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고 지시했다. 배경에는 기독복음주의 지지자들과 이스라엘의 로비가 있었다. 파격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중동 정세를 대혼란으로 몰아넣으면서 국제사회에 파문을 불러왔다.

◇크리스마스 감세·반이민 초지일관

대규모 감세 공약을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안 통과에 공을 들였다. 의사당을 직접 찾아가 개편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결국 지난해 12월 22일 그는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21%로 인하하고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기존 39.6%에서 37%로 낮추는 내용의 감세안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민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의 감세안 추진에는 보수주의 대표 이념인 ‘작은 정부’의 소신이 담겨 있었다. 그는 지난해 9월 5일에는 부모가 불법체류자인 만 16세 미만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하는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제도’(DACA)의 공식적인 폐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취임 이후 줄곧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고수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9일 백악관에서 열린 이민정책 관련 회의에서는 “우리가 왜 ‘똥통’(shithole) 같은 나라 사람들을 받아주느냐”고 발언했다. 그는 미국-멕시코 국경에 공약에서 언급했던 ‘가장 강력하고 아름다운 국경장벽’을 설치하기 위해 의회와 예산안 협상도 진행 중이다. 상식을 파괴한 말 폭탄에 워싱턴 정계와 언론계에서는 취임 이후 줄곧 정신 이상설까지 제기하면서 자질과 인격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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