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감賞 강전호 군

할머니, 할아버지 저 막냇손자 전호예요.

두 분이 우리 가족 곁을 떠나신 지 얼마 되지 않고 때로는 곁에 계신 것도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어요. 6개월을 사이로 해서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저는 말로 형용하기 힘든 슬픔을 느꼈어요. 할아버지가 떠나셨을 때는 집안의 큰 기둥이 사라진 느낌이, 할머니께서 떠나셨을 때는 마음속에서 믿고 의지하던 무언가가 휑하게 빈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시간이 아직 덜 흘러서인지, 아직도 저는 이모 집에 가면 할머니는 거실에서 좋아하시던 연속극을 보시며 “아이고~ 우리 전호 왔나” 하시며 절 맞아주실 것만 같고, 항상 무뚝뚝하셨지만 마음은 따뜻하신 할아버지는 밥 먹을 때 제가 잘 먹고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무심하게 제 앞에 놓아주시며 “많이 먹으래이” 하실 것만 같아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에서 제가 생각했던 것들을 이제부터 지면으로라도 말씀드리려 해요. 아침 이른 시간부터 밤늦게까지 손님들이 엄청 오셨어요. 저하고 형, 누나들이 나름 잘 맞이해 드린다고 신경을 많이 썼지만 처음 해보는 일이라 부족한 점이 많아서 실수도 많이 하고 몸은 몸대로 힘든 상황이었어요. 그때 모든 심부름을 마치고 어두운 조문실에서 촛불에 비친 영정사진을 볼 때 저도 모르게 엄청 울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안 울겠다고 속으로 생각을 하고 장례식장에 갔었는데, 아마 저도 모르게 일상생활을 하면서 두 분께 많이 의지했었던 거 같아요. 가까운 거리에 살면서 얼굴도 자주 보고, 여행도 다니고 하는 일상적 생활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께 배우고 느낀 점이 정말 많은 거 같아요. 자신들이 대접받을 수 있는 상황, 위치에 계심에도 불구하고 항상 손자, 손녀, 자식들, 사위 등, 손아랫사람이 불편해할까 봐 배려해주시고 항상 조심조심 폐 끼치지 않고 정직하게 사시는 모습을 보고 존경심마저 들 정도로 나도 어른이 되었을 때 몸도 마음도 성숙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할머니, 할아버지께 다른 주제로 드리고픈 이야기가 있어요. 위의 내용이 과거에 들었던 생각이라면 지금은 두 분이 보고 싶고 그리운 건 마찬가지지만 다른 생각도 들어요. 제가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께 했던 약속 기억하세요? 제가 첫 차나 첫 집을 살 때까지 사시고 제가 직접 운전하는 차, 저와 식구들이 함께 사는 집에 꼭 초대하기로 약속했었잖아요? 안타깝게도 두 분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시고 제 곁을 떠나셨지만 저는 다른 방법으로라도 꼭 지키려고요. 직접 두 분을 모시는 거 대신 첫 차를 사면 산소에 찾아가서 두 분을 뵙고, 생전에 제일 큰 걱정거리였던 외갓집 관리는 제가 제 집이라 생각하고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간접적으로나마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제 최소한의 노력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부분 많은 사람은 고인이 된 사람을 말할 때 생전에 잘할걸, 조금만 관심 가져주면서 다독이고 위로해줄걸, 자주 찾아뵐걸 등 후회를 많이 해요. 저 또한 이러한 후회가 든 적이 있지만 지나간 일을 후회하는 것 대신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바라던 멋진 홀로서기를 할 수 있게 노력해서 두 분을 다시 찾아뵙는 것이 더 큰 효도라고 생각이 되었어요. 제가 잘 생각한 거 맞죠? 그래서 앞으로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해요. 할머니, 할아버지 언제나 감사하고 사랑해요.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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