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실무합의 속 ‘3大 암초’

北 올림픽후까지 공세 가능성
금강산 전야제·개성공단 육로
국제사회 제재국면 오해 증폭
단일팀 등 ‘남남 갈등’ 소지도


남북이 17일 실무회담을 통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것과 관련,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 못지않게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 있는 평화(nuclear peace)’ 선전 공세 강화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 증폭 △남남(南南) 갈등 증폭 등 3대 쟁점은 국내외 다양한 변수들이 얽힌 난제들이지만 정부는 지나치게 낙관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담에서 도출된 남북 합의안을 들여다보면 북한의 의도나 논리를 남측이 묵인하거나 결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우선 북한은 핵 문제 또는 비핵화에 대한 논의는 완전 배제한 채 남북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자칫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이벤트가 ‘북핵 평화론’ 선전의 장이 될 수 있다. 즉 북한은 그간 핵 무장 추진은 자위권 차원이며 따라서 핵을 보유하게 되더라도 남측은 물론 국제사회와도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는데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이 같은 주장을 입증하는 계기로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18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도 나타나듯 북한은 북핵 평화론, 핵이 한국 등에 위협이 되지 않고 주변국과 잘 지내기 위함이라는 논리적 흐름을 보인다”며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북한은 이런 흐름을 굳히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이 이번 올림픽 개막 전 금강산 지역에서 합동 문화행사 개최에 합의하고, 북한 선수단·응원단 등의 이동 경로로 ‘경의선 육로’를 채택한 것도 향후 여파를 주목해야 하는 대목이다. 금강산 문화행사는 2008년 7월 박왕자 씨 사망사건으로 전면 중단된 금강산 지역의 안전성을, 경의선 육로를 통한 왕래는 2016년 2월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의 건재함을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미국 등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국제사회로서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남북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시도할 것이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대규모 북한 대표단 방문, 한반도기 공동입장,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등의 합의안이 발표될 때마다 ‘남남 갈등’이 증폭되는 것도 간과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념과 지역, 세대간 양극화를 겪고 있는 우리 사회가 심각한 국론분열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박준희·김유진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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