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제 시행되면
교통업무 지자체 이관


경찰 일각에서 교통사고조사 업무 전문성 향상을 명분으로 경찰청 본청 및 각 지방청에 ‘교통수사과’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정부 계획대로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 교통 업무(사고조사 포함)는 지방자치단체 산하 자치경찰로의 이관이 유력한 상황. 이에 경찰이 교통 부문 수사권을 국가경찰 몫으로 남기기 위해 사전 정지 작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대 산하 치안정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교통사고조사 전문화 방안 연구’ 논문에 따르면, 교통조사관 전문성 향상을 위해 경찰청 교통조사계를 교통수사과(가칭)로 승격시켜 독립된 별도 과로 편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경찰 내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논문은 “대형 교통사고나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교통사고의 경우 경찰청이나 지방청에 (교통수사과를 만들어) 직접 수사를 하도록 해 수사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며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도 살인사건과 마찬가지로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권을 침해하는 만큼, 교통조사를 교통수사 체계로 전환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안전부령 경찰청 직제에 따르면 교통국은 교통기획과, 교통안전과, 교통운영과 등 3개 과를 아래 두고 있다. 여기에 교통수사과를 추가로 만들고, 산하에 교통안전분석센터와 교통사고조사계를 편입해 수사 효율성을 꾀해야 한다는 게 논문 요지다.

논문은 특히 “지난해 9월 4∼11일 전국 경찰관 3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교통조사계를 교통수사과로 개편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90.6%(279명)가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자치경찰제 도입에 따른 교통업무 이관이 거론되는 마당에 경찰 교통수사과 신설 주장이 나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 한 전문가는 “경찰이 교통범죄에 대한 수사권만큼은 자치경찰에 내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경찰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전혀 확정된 사안도 아니고, 경찰로선 조직이 큰 교통 부문을 전부 뺏길 수 없다는 마음과 구성원 반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수사 효율성을 위해 교통 부문 업무 분담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등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아직 내부에선 어떠한 논의도 이뤄진 바 없다”고 해명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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