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사생활 침해 경미하고 정당행위에 해당”

국가정보원 직원의 아이디를 언론사 기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가 정식 재판을 청구한 사이트 ‘오늘의 유머’ 운영자인 이모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오성우)는 18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씨가 알려준 아이디는 국정원 직원이 원장의 지시에 따라 불법 사용한 것일 뿐이다”며 “국가기관 직원이 개입된 조직적 범죄행위에 사용된 것으로, 사생활 침해가 경미하다”고 밝혔다. 오 부장판사는 무죄 선고 이유를 밝히며 “이 씨가 아이디를 기자에게 전달할 당시 국정원과 경찰은 오히려 ‘오늘의 유머’를 종북 사이트라고 공격해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씨는 2013년 1월 한 언론사 기자에게 이른바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의 당사자인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가 사이트에서 사용한 아이디 11개를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검찰은 이 씨를 벌금 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으나 이 씨는 이에 불복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이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 씨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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