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 회복 불가”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후, 경찰 재수사 끝에 검거 성공
16년 만에 붙잡힌 ‘호프집 여주인 살인사건’의 범인이 1심에서 검찰의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는 18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모(53)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며 “범행 후 자신의 지문을 지우는 등 냉정하고 용의주도하게 증거를 인멸하고 범행을 은닉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는 치명적인 신체의 손상을 입고 영문도 모른 채 사망했고 유족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며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15년 동안 침묵을 지켰고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비록 피고인이 범행 후 심적 고통을 느끼며 생활한 것으로 보이고 뒤늦게 살해 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건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장 씨는 2002년 12월 14일 서울 구로구의 한 호프집에서 여주인을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로 기소됐다. 장 씨는 당시 새벽 1시 30분쯤 A(당시 50세) 씨가 운영하는 호프집에서 1시간가량 술을 마시다가 종업원이 퇴근하자 A 씨를 둔기로 수십 회 때려 숨지게 한 뒤 가게 2층 다락에서 A 씨의 지갑과 그 딸의 신용카드 등을 훔쳐 달아났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범인을 검거하는 데 실패했으나, 2015년 8월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도록 하는 개정 형사소송법(일명 태완이법)이 시행돼 2016년 1월부터 재수사에 돌입한 경찰은 장 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