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대한 원망과 자신을 질책하는 듯한 글이었다. 답 글을 보냈다. “평생 화두지. 왜 골프의 룰 중 첫 번째가 예의범절을 강조했는지 알아? 결코 쉽지 않은 운동이어서일 거야. 자전거처럼 한 번 배우면 평생 잘 탈 수 있는 운동이 아니기 때문이지. 꾸준하게 연습하라는 계시겠지.”
손아래 동서는 다시 글을 보내왔다. “급하지 않게 꾸준하게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골프, 정말 어려운 운동이다. 오죽하면 엘즈워스 바인스가 “골프는 배우면 배울수록 배울 것이 더 많아진다”고 했겠는가. 쉽게 얻어지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골프가 너무도 잘 되는 날이 있다. ‘골프가 이렇게 쉬웠나’ 싶다 가도 갑자기, 이유 없이 안 되는 게 골프다.
그래서 골프는 아침에 자신감을 얻었다가 저녁에 자신감을 잃는 스포츠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스윙하다 공을 못 맞히고 엉덩방아를 찧는 해프닝을 연출한 뒤 아예 골프를 그만두었다. 3개월 정도 연습장에서 열심히 훈련하고도 필드에 나와 헛스윙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 프로야구 선수는 “살아 움직이는 볼도 쳤는데 그까짓 정지된 공을 못 치겠느냐”고 장담했다가 골프장에서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골프는 테크닉, 기술이 중요한 운동이 아니다. 골프는 테크닉과 멘털이 모두 동원되는 스포츠다. 생각해야 하는 운동이다. 아치 호바네시안은 “골프가 어려운 것은 정지한 공을 앞에 두고 어떻게 칠 것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규칙, 운동방법을 익힌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운동은 아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600년 동안 이어져 오지 않았을 것이고 연습장에서 땀을 흘릴 필요조차 없었을 것이다.
또 이렇게 많은 골프 명언이 쏟아져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식사자리에서 골프를 화제로 2시간씩 떠들어 댈 내용도 없을 것이다. 어렵기에 도전하고, 연구하고, 분석하고, 연습한다.
스코틀랜드 속담에 “There is no royal road to golf”란 말이 있다. 골프 기량 향상엔 지름길이 없다는 뜻이다. 쉽게 자만해도 안 되며, 쉽게 좌절해도 안 된다. 인내하고, 꾸준하게 연습하고 나를 돌아보면 조금씩 나아지는 게 골프다. “골프를 때려치우겠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정말 때려치우는 사람은 10%도 안 된다. 왜 그럴까. 인간은 끊임없는 호기심과 도전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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