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 연대’ 미얀마·이란 등
차관 많아 직접 압박받을 듯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 세계은행(WB)의 저금리 차관 공여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17일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미 하원은 이날 ‘2017 세계은행 책임법’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237표, 반대 184표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특정 국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의도적으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대통령이 판단하면 재무장관이 WB의 미국 측 상임이사를 통해 해당 국가에 대한 국제개발협회(IDA) 차관 제공에 반대하도록 명시했다.
WB의 저금리 차관을 받는 국가는 캄보디아, 우간다, 브라질 등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의 곳들이다. 북한과 무기 등을 은밀하게 거래한다는 의혹을 받는 나라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대북제재를 이행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 WB 차관 공여를 금지하는 법안의 미국 하원 통과는 사실상 북한의 손과 발을 끊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WB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방글라데시에 118억9049만 달러, 파키스탄에 140억4894만 달러, 미얀마에 8억8228만3000달러, 이란에 3억5469만3000달러 등 차관이 제공됐다. 지역별로는 남미에 584억5139만1000달러, 남아시아에 675억8204만4000달러, 남아프리카에 518억3662만7000달러가 지원됐으며 주로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들에 지원됐다. 이 중 다수는 북한과의 밀거래 의혹을 받고 있어 특히 주목된다. 미얀마, 시리아, 이란 등은 북한과 무기 등을 거래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고 다른 국가들 역시 북한과의 거래 가능성이 제기되는 곳들이 많다. 중국 역시 WB의 최대 대출국으로, 2016년 중국은 WB로부터 161억8010만3000달러를 지원받았다. 이에 법안이 미 상원 통과 및 대통령 서명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되면 중국의 대북제재 역할 강화를 압박하는 데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WB의 차관 제공 결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이 WB의 최대 주주로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5개 이사국 중 유일하게 거부권을 갖고 있는 국가로, 미국이 반대하면 차관 공여 등의 이사회 승인이 불가능하다. 미국은 유일하게 10%가 넘는 가장 강력한 의결권 지분(15.85%)을 갖고 있으며 일본이 6.84%로 2위, 중국이 4.42%로 3위다.
WB의 의사결정은 25개 이사국에 의해 이뤄진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이 1명씩의 상임이사를 배출하고, 나머지 국가는 19개 그룹으로 나뉘어 그룹별로 1명의 이사를 배출한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박세희 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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