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명가를 자처하는 쌍용자동차가 지난 9일 SUV의 주행능력, 승차감에 픽업트럭의 적재능력을 한데 모은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했다. 국내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별종’의 등장에 반응은 예상외로 뜨겁다. 출시 후 17일까지 약 7일(영업일 기준) 만에 5500대 넘는 계약이 밀려들었다. 픽업트럭 불모지 한국에서 렉스턴 스포츠가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경험해 봤다.
지난 17일 강원 춘천시 남면 소남이섬에서 마주한 렉스턴 스포츠의 첫 모습은 지난해 출시된 G4 렉스턴처럼 남성적이고 강인했다. 앞모습은 그릴을 가로지르는 굵직한 크롬선, 잘 다듬어진 근육을 연상시키는 보닛(후드) 굴곡 등으로 상남자 스타일을 연출했다. 잔뜩 힘 들어간 측면 어깨선과 군더더기 없는 뒤태 역시 역동적 느낌을 잘 드러냈다. 실내가 비좁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뒷좌석은 레그룸(다리공간)이 넉넉해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었지만, 좌석 기울기 조절이 되지 않는 점은 아쉬웠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가로 1570㎜, 세로 1300㎜, 높이 570㎜의 대형 적재함으로 용량 기준 1011ℓ, 무게로는 400㎏에 이르는 짐을 거뜬히 실어나를 수 있다.
시동을 걸고 강변에 만들어놓은 오프로드 체험 코스로 향했다. 살짝 풀린 날씨에 겨우내 얼어 있던 땅이 녹아 얼음 섞인 진흙탕길이 됐지만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시험하기에는 최적이었다. 가장 먼저 만난 코스는 언덕오르막.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40.8㎏·m의 e-XDi220 LET 엔진과 언덕밀림방지장치(HSA), 경사로저속주행장치(가변형 HDC) 덕에 꽤 가파른 경사를 어렵잖게 오르내렸다.
빙판 코스에서는 꽁꽁 얼어붙은 강 위를 시속 20㎞로 달리다 급제동했지만 가볍게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미끄러지거나 중심 잃는 일 없이 바로 멈춰 섰다. 무엇보다 이날 오프로드 주행의 백미는 흙더미들이 올록볼록 이어진 모굴 코스였다. 네 바퀴 중 하나 혹은 둘이 허공에 떴지만 4륜구동 시스템과 정상 회전하는 바퀴에 힘을 몰아주는 차동기어잠금장치(LD)로 눈 깜짝할 새 헤쳐나왔다. 이어진 고속도로 및 국도 주행에서는 여느 고급 SUV 못지않은 가속능력, 단단하면서도 안정적인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국내 판매가격은 2320만∼3058만 원이다.
춘천 =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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