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도핑이유 111명 출전배제
러 “우수선수 쏙 빼 불공정 분노
해명 없으면 불참도 고려해야”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사진)을 비롯, 도핑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던 다수의 러시아 선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러시아 내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IOC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보이콧 움직임까지 연출되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 스포츠·관광·청소년위원회의 미하일 덱탸레프 위원장은 현지시간으로 23일 “(IOC의) 해명이 없으면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덱탸레프 위원장은 또 “IOC가 (국가 자격 출전 금지를 통해)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보이콧을 도발했다가 성공하지 못하자 우수한 러시아 선수들을 배제하는 위선적인 방법을 택했다”면서 “여기엔 정치적 공갈의 냄새가 난다”고 지적했다.

알렉세이 크랍초프 러시아빙상연맹회장은 SNS를 통해 “우리의 주력 선수들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제외한 IOC의 불공정한 결정에 분노한다”며 “특히 빅토르 안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에서 배제한 건 최근 3개월간 러시아 선수들에게 행해진 불공정의 절정”이라고 비난했다. 크랍초프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까지 조치하기엔 시간이 부족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깨끗한 이름과 정의 회복을 위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라도 싸움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도 보이콧이란 단어를 발설했다. 러시아 매체 베시스포르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스포츠 담당 보좌관이 자국 동계스포츠협회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조심스럽게 권고했다고 전했다.

IOC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조직적인 약물 복용 및 도핑 테스트 결과 은폐와 관련해 러시아대표팀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했고,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선수에 한해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라는 개인 자격 출전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IOC는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신청한 러시아 선수 500명 중 도핑에 문제가 있는 111명을 ‘클린 선수 풀’에서 제외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따르면 빅토르 안과 바이애슬론의 안톤 시풀린, 크로스컨트리스키의 세르게이 우스튜고프 등이 IOC의 제외 명단에 포함됐다. 러시아 매체 소베스키스포르트는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을 알린 그레고리 로드첸코프 전 러시아반도핑기구 모스크바 실험실 소장의 자료가 출전 제외의 근거가 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빅토르 안 등 이번에 제외된 선수들은 도핑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타니슬라프 포즈드냐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빅토르 안과 시풀린, 우스튜고프 등은 IOC의 (도핑) 조사 대상이 아니었고 지금까지 그들이 도핑에 연루된 적도 없다”며 “그들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도핑 테스트를 통과해 깨끗한 선수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자 명단에서 제외된 구체적인 이유를 알려달라고 IOC에 요청할 예정이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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