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전 시청률 동시간대 최고
스트리밍 서비스 425만 접속
‘보고있나’ 등 유행어 열풍도
박찬호·박세리 잇는 폭발력


국내 선수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 4강 진출을 이룬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 신드롬은 방송가도 강타했다. 그의 경기 시점에 맞춰 대중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가 생중계되는 TV 앞으로 모이거나 스마트폰을 켰다. 과거 메이저리거 박찬호, 프로골퍼 박세리 신드롬이 일어났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24일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에서 방송된 정현과 미국 선수 테니스 샌드그렌의 경기 시청률은 5.213%(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종편 뿐만 아니라 지상파를 포함해 동 시간대 최고 시청률이다. 이날 방송된 종편 전체 프로그램 중에서는 JTBC ‘뉴스룸’(8.544%), MBN ‘나는 자연인이다’(7.254%), JTBC ‘한끼줍쇼’(6.024%)에 이어 4위다.

또한 스포츠 전문채널인 JTBC3의 동시 생중계 시청률은 2.370%를 기록해 두 채널의 시청률 합은 7.583%로 치솟는다. 케이블채널로 분류되는 JTBC3에서 중계된 경기 시청률은 이날 전체 케이블 프로그램 중 2위에 해당된다.

앞서 정현과 전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가 겨룬 16강전 시청률은 2.346%였다. 그의 4강 진출로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26일 열리는 현 세계랭킹 2위인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와의 4강전 시청률은 10%가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현 효과’를 단순히 TV 시청률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도 소위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생중계 서비스에는 동시 접속자만 67만 명이 넘고, 누적 관람 인원은 약 425만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일 낮 시간에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TV가 아닌 스마트폰 스트리밍으로 이 경기를 본 직장인이 많았다는 의미다. 실질적인 시청률은 공식 집계를 훨씬 웃도는 셈이다.

정현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과 여론의 관심을 받으며 벌써 유행어도 낳았다. 16강전 승리 후 중계 카메라 렌즈에 ‘보고 있나’라고 썼던 정현은 8강전 승리 후에는 ‘충 온 파이어’(Chung, On fire)라고 썼다.(사진) ‘충’은 그의 성(姓)인 ‘정’을 외국인들이 읽을 때 내는 발음이고 ‘온 파이어’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는 자신의 기세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4강 진출 확정 직후 관련 기사에 “페더러, 보고 있나”와 같은 재치있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또한 그동안 가상화폐 열풍 속에 ‘돈을 벌자’는 의미로 ‘가즈아’라는 유행어를 사용하던 네티즌은 “정현, 우승까지 가즈아~”라는 댓글을 연이어 올려 눈길을 끌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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