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직된 표정 女하키팀 15명
고개숙인채 취재진앞 지나가
버스 승차후에 일부 손흔들어
털모자 쓴 北 윤용복 부국장 등
단일팀 논란 의식한 듯 말아껴
CIQ 통과후 곧바로 車로 향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등이 머물 숙소와 경기장, 공연장 등을 점검하기 위해 25일 방남한 북한 선발대는 입경 현장에서 쏟아진 언론 등의 관심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단일팀 구성 논란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며 이날 함께 입경한 북한 여자아이스하키팀 선수들은 상기된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9시 21분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북한 선발대와 선수들은 9시 29분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북측 선발대를 이끌고 온 윤용복 체육성 부국장 등은 입경 수속을 마친 뒤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털모자와 검은색 코트 등 정장을 착용한 윤 부국장 등 8명의 선발대와 감독 등 15명의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은 포토라인에 1초 정도 머문 뒤 바로 우리 정부 당국이 준비한 차량으로 이동했다. 흰색과 빨간색이 어우러지고 ‘DPR Korea’(북한의 영문명 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은 경직된 얼굴로 바쁘게 장비를 나르고 버스에 올라탔다. 일부 선수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발걸음만 옮기기도 했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다른 북한 선수들보다 먼저 방남해 평창올림픽 경기 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머무를 예정인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은 많은 양의 짐을 캐리어 등으로 실어 오기도 했다. 남측 취재진에 묵묵부답일 때와 달리 선수들끼리는 “이것 좀 옮겨라” 등 대화를 나누며 팀 분위기를 유지했다. 버스가 CIQ를 출발할 때쯤에야 일부 선수들이 버스 창밖을 향해 손을 흔들었으며, 남측 관계자들도 손을 흔들며 이들을 환송했다.
남측에서 북한 선수단의 참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북측 인사들은 이날 침묵으로 일관했다. 윤 부국장은 방남 소감 등의 물음에 “가서 합시다”라고만 답했다. 취재진의 질문이 계속되자 또 다른 관계자가 “도착해서 합시다”는 답을 되풀이했다. 북한 여자아이스하키팀 관계자로 보이는 한 인사도 남북 단일팀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게 된 소감을 묻자 “(선수촌에) 도착해서 얘기하겠다”고만 말했다.
이후 북측 선발대는 대형 버스 2대에, 선수단은 대형 버스 1대에 각각 나눠 타고 각자의 목적지로 향했다. 10시 1분 경찰차를 앞세운 북측 선발대, 선수단의 버스 행렬이 파주 통일대교에 나타났다. 통일대교를 지난 후 선발대는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강원으로 향했으며, 선수단은 진천선수촌을 향해 갔다. CIQ 관계자는 “장비 등이 많아서 입경 수속에 시간이 걸린 편이지만 (수속은) 원활히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북측 선발대와 선수단 입경 현장에서는 지난 21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예술단 사전 점검단이 방남할 당시와 같은 취재진과 남측 당국자 사이의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박준희·김영주 기자 vinkey@munhwa.com
통일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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