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할 일입니다.”

슈뢰더(74) 전 독일 총리가 셰익스피어의 ‘햄릿’ 속 대사를 인용하며 한국인 연인 김소연(48) 씨와 연내 결혼하겠다고 밝혔다.

슈뢰더 전 총리와 김소연 씨는 2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을쯤 결혼하겠다며 정확한 장소와 시기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미 가족 상견례를 마쳤으며 결혼 후에는 슈뢰더 전 총리의 집이 있는 독일 베를린과 하노버, 그리고 서울을 오가며 살 계획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앞으로 한국이라는 나라를 배우고 알아가겠다”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 생활, 예술에 관심이 있고 한국의 역사·문화를 알아갈 것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겐 새로운 도전이며 여생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내기로 한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한국말도 더 배우고 평범한 옆집 이웃 아저씨 같은 삶을 한국에서 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슈뢰더 전 총리는 김 씨와의 관계는 자신의 이혼 소송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혼은 부인의 요청에 따라 합의해서 이뤄진 것이며 아무런 논쟁이나 논란거리가 없다”면서 “2016년 9월 이혼 및 별거 합의계약서를 작성했지만 부인이 주의회 선거에 출마하면서 이혼 공개를 미뤄 달라고 해 이제야 알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2년여 전 열린 국제경영자회의에서 처음 서로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현재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대표를 맡고 있으며 슈뢰더 전 총리의 통역사 역할을 하고 있다. 슈뢰더 전 총리와 김 씨는 25일 오후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26일에는 주한 독일대사 부부,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부부와 함께 판문점을 방문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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