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마천동 송파안전체험교육관 4층 응급처치 실습관에서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심폐소생술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송파구 제공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마천동 송파안전체험교육관 4층 응급처치 실습관에서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심폐소생술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송파구 제공
교육관 전경. 송파구 제공
교육관 전경. 송파구 제공
- 송파구 ‘안전체험교육관’ 화제

횡단보도서 교통안전 배우고
항공·철도 모형서 재난 체험
‘규모 5’ 지진 직접 느끼기도

4개층서 테마별로 체험교육
지난해 전국에서 4만명 찾아
‘찾아가는 안전교육’도 추진


‘전국적으로 연간 4만 명이 방문하는 어린이 전용 안전교육장이 있다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마천동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을 찾았다.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이지만 어린이에게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방법을 알려주는 전문적인 교육 과정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4층 규모의 송파안전체험교육장은 그래서 특별했다.

일방적인 주입을 지양하는 대신 어린이와 학부모가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자연스레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전국 최초로 항공, 선박, 철도 등 대형 교통수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대처법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린이와 학부모가 ‘놀이’로만 인식하지 않게 가상현실(VR) 장비, 지진 상황 대비를 위한 세트장 등으로 현실감을 높였다. 지난 2005년 3월 지상 1층의 어린이안전교육관으로 개관해 자전거 교육관 증축(2011년), 교통종합체험장을 추가하는 리모델링(2017년)을 거치며 현대적 시설을 갖춘 어린이 안전교육의 중심지로 변모해 왔다. 교육관의 도약엔 엄마의 경험담을 살린 박춘희 송파구청장의 의지도 큰 역할을 했다.

1층은 생활 속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긴급 상황 대비방법에 대한 학습 공간이었다. 거실, 주방, 화장실 등 각 가정에서 처할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을 분석해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는 요령을 알려주는 가정안전관이 우선 눈길을 끌었다. 어린이가 가장 오래 머물고 그만큼 사고가 잦은 곳이 집이라는 점을 고려한 배치라고 한다. 승강기를 이용할 때 안전수칙과 비상시 탈출 체험,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대처법 등도 배울 수 있다. 1층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지진, 화재 시 대피법을 교육하는 재난안전관이다. 지난해 11월 경북 포항 지진,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지진과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마침 재난체험장에서는 어린이와 학부모를 합쳐 12명이 교육을 받고 있었다. 가정집 거실 형태의 세트장에 6명씩 들어간 후, 규모 5의 지진 발생을 가정한 진동을 가하면 즉시 머리에 손을 얹고 식탁 밑으로 대피하는 형태였다. 실제 세트장은 규모 9의 강진을 가정한 진동까지 가할 수 있다고 했다.

2층은 교통안전관이다. 횡단보도 건너기와 통학버스·자전거 이용 안전수칙을 배우는 곳이다. 교통안전관엔 어린이가 직접 걸으며 배울 수 있도록 도로·횡단보도 모형이 설치돼 있다. 차량을 이용하는 학부모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영아용 카시트 설치의 중요성과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3층과 4층은 항공안전관, 선박안전관, 철도안전관, 응급처치 실습관으로 꾸며져 있었다. 대형 교통재난을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각 관에 들어서는 순간 실제 탑승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의 모형이 있었다. 응급처치 실습관에서는 인공호흡법 교육이 진행 중이었다. 사람 모형을 앞에 둔 어린이들이 입안의 이물질 존재 여부를 확인한 후 고사리손으로 가슴을 강하게 누르며 애를 쓰고 있었다. 전문 강사가 다니며 일일이 손 모양과 압박하는 위치까지 잡아주자 어린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재승 송파구 안전기획팀장은 “살면서 직면할 수 있는 모든 재난 상황을 한곳에서 체험하고 대처법을 교육받을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공간으로 입소문을 탄 것”이라며 “교육관 설계 시 국가기술표준원이 참여해 실제 상황과 최대한 흡사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14일 행정안전부는 교육관을 운영하며 어린이 안전문화 확산에 기여한 송파구에 ‘2017 안전문화대상’ 최고 훈격인 대통령상을 수여했다.

송파구는 올해 청소년을 위한 정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동시에 대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에서 월 1회 ‘찾아가는 안전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직접 체험하기 어려운 대기오염을 가상현실을 통해 재현하는 과정도 추가, 교육 인원을 연간 8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관심 있는 모든 국민은 교육관 홈페이지(www.isafeschool.com/)에 들어가 교육 과정을 확인하고 사전 예약하면 된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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