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公기관 채용 개선방안 추진

기소된 임직원 유죄 확정땐
기관·단체가 손배訴 청구도

1190개 기관 중 946곳 적발
神의직장 들춰보니 ‘伏魔殿’
점검 주도하는 기재부 조차
산하기관 2곳서 비리 ‘먹칠’


정부가 29일 내놓은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후속 조치 및 제도 개선 방안’은 한국 공공기관이 ‘채용 비리 복마전(伏魔殿)’이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부의 특별점검 결과, 우리나라의 공공 관련 1190개 기관·단체(공공기관 275개, 지방공공기관 659개, 기타 공직유관단체 256개) 중 79.5%(946개)의 기관·단체에서 채용 관련 지적 사항이 적발됐다. “이게 과연 공공 관련 기관·단체냐”는 탄식이 터져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수사 의뢰를 당한 공공기관이 15개 부처 산하 33개 기관에 달하고, 징계 건이 있는 공공기관이 19개 부처 산하 63개 기관에 달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이번 특별점검을 주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조차 산하 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수사 의뢰), 한국재정정보원(징계 건)의 채용 비리가 적발됐다. 국민 사이에서 “정부는 그동안 뭘 했느냐”는 비판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방공공기관 중에는 서울디자인재단, 대구시설공단, 경기도 문화의 전당 등 26개 기관에 대해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공직유관단체 중에서도 수사 의뢰한 기관이 국제금융센터(기재부 산하) 등 9개에 달하고, 징계 대상자가 있는 공직유관단체도 유네스코한국위원회(교육부 산하) 등 29개에 달한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채용비리 신고 센터에 접수된 제보 중 공공기관 등과 관련된 채용비리 의심사례 26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정부는 향후 재판 결과 기소된 임직원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각 공공 관련 기관·단체가 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할 계획이다.

채용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한다.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공공기관 임원이 비리에 연루됐을 경우 해임뿐만 아니라 직무 정지와 명단 공개까지 한다는 방침이다. 직원에 대해서도 채용 비리 징계 시효를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부정합격자 채용 취소를 위한 근거를 명문화하는 한편, 5년간 공공기관 채용시험 응시 자격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을 개정해 부정채용 청탁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개선 방안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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