失火 뒤집고 ‘방화치사’ 기소
발화 지점 친모 주장과 배치
담배 아닌 라이터로 불 질러
잠 잤다는 말도 거짓 가능성


지난달 31일 광주 북구에서 발생한 3남매 화재 사망 사건과 관련, 검찰이 친모 A(23) 씨가 의도적으로 불을 낸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실화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송치했던 경찰의 판단과 다른 것으로 향후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윤영준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29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A 씨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 8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당시 A 씨에 대해 중실화·중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대검 과학수사부의 화재 현장 및 의복에 대한 정밀 화재 감정, A 씨 휴대전화 착발신 내역 및 카카오톡 복원 등을 통해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대검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화재 감식 결과 발화지점이 A 씨의 주장과 달리 작은 방 밖이 아니라 작은 방 안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A 씨가 작은 방 밖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담뱃불을 이불에 급하게 끄고 작은 방 문을 닫고 들어가 아이들과 함께 잤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A 씨가 불을 비벼 껐다는 이불은 극세사 합성섬유 재질이어서 불이 번지기 전의 필수적인 현상인 훈소반응(불꽃이 없이 연기만 나면서 타는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담뱃불로 불이 번질 재질의 이불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A 씨는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오전 2시쯤부터 2시 37분까지 거의 1분 단위로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한 만큼 방에 들어가 잠을 잤다는 그의 주장도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A씨는 출입구 쪽으로 대피하기 어려워 베란다로 피신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출입구 쪽은 불이 많이 번지지 않은 상태였고, A씨가 입고 있던 옷에도 불에 탄 흔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A 씨가 작은 방 문턱 바로 안쪽에서 라이터로 이불에 불을 붙여 화재가 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A 씨가 불을 지른 동기에 대해 “남자친구와 심하게 다툰 상황에서 자녀 양육에 따른 생활고 걱정이 컸고, 인터넷 물품 사기 범행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변제 독촉을 받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A 씨는 검찰에서 “당시 진화할 수는 있을 정도였지만 자신의 처지 등으로 인해 죽고 싶은 생각 때문에 진화하지 않고 놔뒀다가 불이 많이 번지자 나만 빠져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화재사건 수사에서 발화지점 규명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경찰이 피의자의 진술을 중시한 결과를 송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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