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지휘자 사퇴 공석 체제
해외 인사 수혈도 쉽지않아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 자리가 빈 수도권 주요 오케스트라들이 당분간은 ‘선장 없는 배’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해외 거장들을 객원지휘자로 초빙해 단원들에게 한층 다양한 연주 경험을 쌓게 하겠다는 복안을 내비치고 있지만 오케스트라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새 수장 선임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다. 오케스트라의 정체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휘자 선임에 최소 수개월에서 일 년이 넘어가는 경우도 드물지 않아, 올해 안에 이들 단체가 적임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사진)는 4년 동안 함께한 성시연 전 상임지휘자와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이별했고, 수원시립교향악단은 9년을 이끈 김대진 전 상임지휘자와 갈등 끝에 지난해 5월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특히 수원시향은 김 전 상임지휘자가 임기 만료 전 사퇴 의사를 밝히고 악장과 파트 수석들도 사직하면서 독일 순회공연과 국내 정기연주회가 취소되는 등의 후폭풍에 시달렸다.
인천시립교향악단은 2015∼2017년 호흡을 맞췄던 정치용 전 상임지휘자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로 자리를 옮기면서 마찬가지로 지휘자 공석 상태에 놓였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정명훈 전 상임지휘자가 사임한 2015년 12월부터 일찌감치 새 수장을 물색 중이다.
각 오케스트라는 차질없이 2018년 공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일제히 객원지휘자 체제를 선언하거나 부지휘자에게 운영을 맡겼다. 눈에 띄는 것은 경기필하모닉으로, 2018∼2019 시즌 뉴욕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야프 판 즈베던(3월)부터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의 다니엘레 가티(9월)까지 최정상급 지휘자들을 객원지휘자로 초청한다.
수원시향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부지휘자 대행 체제를 이어오다가 올해 상반기 부터는 객원 지휘자들을 무대에 세운다. 인천시향도 상반기 국내 지휘자들을 객원으로 초청한 후 상임지휘자 선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향은 2월 인천시향 부지휘자를 역임한 최승한 지휘자가, 3월에는 청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한 유광 지휘자가, 4월에는 크리스토퍼 리(한국명 이병욱) 지휘자가 각각 공연을 책임진다.
서울시향은 지난해부터 마르쿠스 슈텐츠, 티에리 피셔가 수석 객원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지휘자를 결정하는 논의는 역시 공석인 대표이사 선임이 먼저 이뤄진 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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