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행… 고객 발길은 ‘뚝’
4大 은행 두달간 1조9570억
연말·연초는 대부분 비수기라
전년에는 1조6627억원 감소


최근 두 달여간 국내 4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2조 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12월 1일∼2017년 1월 31일보다 배가량으로 늘어난 액수로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연간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시행을 앞두고 주담대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다주택자 주담대 한도를 대폭 줄이는 신 DTI가 31일 시행에 들어가 향후 주담대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신 DTI 시행 첫날인 이날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KB국민은행 본점 대출 창구에는 고객 발길이 뚝 끊겼다. 일반 입출금 업무 창구엔 간간이 고객이 찾아왔지만 대출 창구는 오랫동안 비어 있었다. 인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여의도지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 DTI 시행이 지난해부터 예고돼 고객 혼란은 크게 없다”면서 “규제가 강화된 첫날이라 고객 발길이 더 주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기존 주담대가 있는 다주택자와 소득 형편이 좋지 않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주담대 대출이 늘었다”면서 “잔금 지급일을 앞당기는 등의 방식으로 신 DTI 적용을 피한 차주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문화일보가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달 29일까지 두 달여간 늘어난 주담대만 1조9570억 원에 달했다. 이는 2016년 12월 1일∼2017년 1월 31일 대비 185%(3조6197억 원)나 증가한 수치다. 보통 연말·연초는 주담대 비수기로, 이전 같은 기간 주담대는 1조6627억 원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으로 신 DTI 시행이 예고되면서 최근 주담대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연초부터 부동산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1월에만 4대 은행 주담대는 2654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조7618억 원이 감소했다.

신 DTI가 적용되면 기존 주담대가 있는 차주는 두 번째 주담대 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소득 심사가 종전 1년 치에서 2년 치로 확대되고 부채산정 시 기존 주담대의 이자만 반영했던 기존과 달리 원리금(원금+이자)을 모두 반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억 원을 금리 연 3%·20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빌린 연봉 6000만 원 차주가 서울에 두 번째 집 구매를 위해 주담대를 받는 경우 기존엔 1억8000만 원을 빌릴 수 있지만 신 DTI에서는 5500만 원으로 급감한다. 서울과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 지역에서 기존 주담대가 있으면 두 번째 주담대 한도는 DTI 30%로 낮아진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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