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 美착륙금지’ 위반 논란
전세기 운항 막판에 결정돼
동해 거쳐서 역ㄷ자 항로로
北비행장에 1시간만에 도착
선수단 “남북훈련 뜻깊은 일
돌발상황 벌어질까 걱정도”
정부 “제재논란 없게 준비”
“안전만 확보돼 있으면 북한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31일 항공편을 통해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향한 남측 스키선수단은 긴장감과 호기심이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복잡한 한반도 정세 속에서 북한 현지 스키장에서 훈련하게 됐다는 긴장감, ‘언제 북한에 가볼 수 있겠냐’는 기대감과 호기심이 이들의 말과 표정에 녹아 있었다.
이날 북한 갈마비행장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전세기편 A321 항공기가 오전 10시 43분에 이륙하기 전 선수단은 오전 7시 30분쯤부터 일찌감치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형철 단국대 알파인스키 코치는 “남북 공동훈련이 취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그래도 가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들이 가는 것이니 혹여 문제가 있을까 조금 걱정도 되고, 남북이 함께 훈련하는 것이니 뜻깊은 일을 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예전에 올림픽 선수 생활을 할 때 북한 선수랑 같이 출전한 적이 있다”며 “북측 선수들과 친숙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김현수(22) 단국대 스키선수도 “조금 긴장되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일 것 같다”고 방북 소감을 말했다. 그는 “친구들도 함께 가면 안도감이 있고, 또 북한을 언제 가보겠냐고도 생각해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수단 31명과 남측 당국자 및 공동취재단 등 45명을 태운 전세기편은 동해를 ‘역(逆) ㄷ 자’ 모양으로 비행해 갈마비행장에 도착했다. 남측 민항기가 이 항로를 통해 처음으로 북한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독자 대북 제재와 관련 있는 항공편 이용과 관련해 남측 당국과 선수단은 전세기 이륙 전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북한을 오간 항공기가 180일 동안 미국에 착륙하지 못하도록 한 대북 제재를 풀기 위한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남측 선수단과 관계자들은 초조하게 기다려야 했다.
정부 관계자는 “철저히 미국 독자 제재라 미국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었다”며 “어쨌든 제재 논란이 없도록 준비됐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측은 항공편을 이용한 방북이 불발될 경우를 대비해 육로 방북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번 방북단을 이끈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출경에 앞서 “남북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이럴 때일수록 남과 북은 상호 존중의 자세로, 서로 합의한 사항을 잘 이행하는 자세로 일정을 추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김영주 기자 vinkey@munhwa.com
통일부 공동취재단
관련기사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