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급급했던 세종병원

병실 좁아 걸어다니기 힘들어
상근의사 6명 필요한데 2명뿐


39명이 숨진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과 운영재단이 ‘수익 창출’에는 열을 올렸으나 의료 인력이나 안전 설비 투자에는 인색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재단 이사장 손모(56) 씨가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 장례식장 등 병원 일원화 작업을 통해 영리 활동에 치중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31일 세종병원 화재 사건 수사본부와 밀양시 등에 따르면 세종병원 병상 수는 2008년 3월 40병상으로 신고됐으나, 2015년에는 110병상까지 늘었다. 병상이 늘다 보니 병실이 비좁아 빈소에서 만난 한 희생자의 조카는 “3층 비좁은 방에만 10명 넘는 환자가 누워 있어 병실 안에서는 제대로 걸어 다니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전 시설에 대한 투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연기 유입 통로로 파악된 방화문은 화재에 취약한 값싼 소재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고, 화재 때 가동되지 않은 비상발전기도 수동으로 작동되는 중고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근 의사도 2016년 하루 평균 입원 환자가 74.5명, 외래환자는 135.9명 등 환자가 몰려 6명이 돼야 했지만 밀양보건소에 신고된 의사는 2명에 불과했다.

이사장 손 씨는 2008년 의료법인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밀양에서 병원 사업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법인은 2005년 의사 박모(59) 씨가 설립했다. 하지만 2008년 1월 손 씨가 이사로 등재됐고, 같은 해 5월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박 씨 등 이전 이사진은 모두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박 씨는 개인적으로 소유한 세종병원 주변 건물과 토지 등을 손 씨에게 매각했고, 손 씨는 이듬해 이 건물과 토지들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효성의료재단에 매매한 뒤 병원·요양병원, 장례식장 등 사업을 확대했다.

밀양 = 박영수·김수민·이희권 기자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buntle@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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