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공동대표 5명 선출
내달 3일 첫 공식 대응회의

외부단체 배제한 해결 노력
송전탑 갈등 되풀이 안할 것

警,시설·대응부실 전방위 조사


39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의 유가족들이 ‘밀양 세종병원 유족협의회’를 구성해 본격 대응에 들어갈 방침이다. 31일 발인을 끝으로 모든 장례 절차가 완료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소방당국과 시청 등에 유가족들의 건의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다.

지난 28일 밀양문화체육관에서 첫 모임을 가진 유족들은 이후 공동 운영 대표 5명을 선출했다. 이들은 2월 3일 합동분향소가 있는 밀양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리는 합동 위령제에 참석한 뒤 공식적인 첫 대응회의를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재 희생자 39명 중 33명의 유가족 40여 명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김성환(61) 유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이날 “우선은 외부단체의 도움 없이 유족들끼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대형 참사의 아픔을 극복하고 일어서는 좋은 본보기를 만들자는데 유족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밀양이 송전탑 건설 문제로 오랫동안 주민들이 찬·반으로 갈려 갈등을 겪었고, 공권력과 시민 사이의 다툼도 많았었다”며 “이제는 분열과 다툼 없이 신뢰와 소통으로 비극을 서로 잘 극복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 과정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일부 유족들을 상대로 소방당국과 경찰이 현장 CCTV 화면을 별도로 공개했고 구급대장까지 직접 찾아와 상황을 설명하는 등 당국과 사고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함께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화재 희생자 이유기(여·90) 씨의 사위다.

앞서 정부는 유가족·부상자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장례비 일체와 함께 임시거처를 지원하고 있다. 유가족을 만나 1차 심리지원 및 정보 제공을 했으며, 상담·치료가 필요한 경우 정신과 전문의의 심층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협의회는 보상비와 장례비 등을 우선은 당국에 일임한 뒤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 수사본부는 이날 이사장 등 병원 관계자에 대한 과실치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의료법·전기법·소방법·건축법 등 위반 여부를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 또 병원 관계자의 ‘셀프 소방점검’에 대해 밀양소방서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화재 당시 출동한 소방차에서 물이 수 분간 나오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소방차 블랙박스를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

밀양 = 이희권·김수민·박영수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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