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면적 이하’ 등 최대 활용
적발땐 가벼운 벌금으로 때워

화상 80代 또 숨져… 총 40명


190명의 사상자가 난 경남 밀양 세종병원은 건축법, 의료법, 소방법의 맹점을 최대한 활용해 단속과 점검을 피하는 ‘미꾸라지’ 운영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일 화재로 흡입 화상을 입은 82세 남성이 입원치료 중 숨져 세종병원 화재 참사 사망자는 40명으로 늘었다.

세종병원 화재사건 수사본부와 밀양시 등에 따르면 세종병원은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처벌을 요리조리 피하거나 적발됐을 경우 이행강제금·벌금 납부 등으로 버티는 배짱 영업을 해왔다. 스프링클러의 경우 세종병원은 법상 건축 면적이 작아 설치 의무대상이 아니어서 법 위반을 피했다. 소방안전관리자 자격만 있으면 기준 면적 이하 건물은 자체 점검이 가능하다는 소방시설법의 허점을 이용해 안전 점검도 부실하게 실시했다. 자가발전시설 역시 2012년 보건소로부터 부적합 지적을 받자 중고 수동발전기를 구입해 이후 지적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 발전기는 화재 때 가동이 안 돼 형식적으로 설치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종병원 의료진은 의사 6명, 간호사 35명이 적정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의료진은 의사 2명, 간호사 3명에 불과했다. 적정인력을 두지 않으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지만, 세종병원은 2014년 벌금 100만 원을 내고 충원하지 않았다.

입원실 등의 확보를 위해 병원과 요양병원 등 12곳을 불법 구조 변경했다. 병원 측은 불법 증축이 적발되자 2011년부터 매년 이행강제금을 물면서 공간은 계속 활용했다. 환자 1인당 면적도 적용받는 법적 기준(4.3㎡)을 겨우 넘는 4.6㎡로 병상을 배치해 ‘콩나물’ 병실을 운영했다. 한편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효성의료재단 이사장 손모(56) 씨와 세종병원장 석모(54) 씨, 총무과장 김모(38) 씨에 대한 신병처리를 다음 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 = 박영수·김수민·이희권 기자 buntle@munhwa.com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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