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男아이스하키 수비수 이돈구

“한때 방황접고 이젠 솔선수범
조직력 일사불란… 사기 충천”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수비수 이돈구(30·안양 한라·사진)는 2014년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아시아리그 베스트6에 뽑히며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그해 상무 소속으로 근무지를 무단이탈, 최전방 부대로 전출돼 7개월가량 일반병으로 근무했다. 7개월 동안 운동을 멈춘 건 선수에게, 국가대표 자원에게 치명적인 타격.

하지만 이돈구는 잘못을 인정했기에 ‘벌’을 달게 받았고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았다. 이돈구는 “7개월간 운동할 수 없었기에 당시엔 아이스하키 인생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있었고 7개월이 7년처럼 여겨졌었다”면서 “하지만 벌을 다 받고 난 뒤 아이스하키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돈구는 전역한 뒤 다시 스틱을 잡았고, 신인이란 자세로 기술과 체력을 갈고 다듬었다. 마침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백지선(51)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돈구의 등에 날개가 생겼다. 백 감독은 듬직한 이돈구를 중용했고, 이돈구의 기량은 하루가 다르게 향상됐다.

이돈구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로하키 투어 채널원컵에서 주목을 끌었다. 악착같은 수비로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캐나다 공격수들을 마크했다.

한국이 2-4로 패했지만, 캐나다가 동계올림픽 3연패를 장담하는 강팀이기에 대표팀엔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이돈구는 “막상 (캐나다와) 붙어보니 긴장하지만 않으면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예전에는 말도 안 된다고 했던 그 일(금메달)을 이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 금메달은 무척 힘들다. 대표팀의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은 21위.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12개국 중 가장 낮다. 특히 대표팀과 함께 A조에 속한 캐나다(1위), 체코(6위), 스위스(7위)는 모두 톱10에 포함된다. 조별리그 통과도 어렵다. 하지만 백 감독 역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고, 이돈구를 포함한 대표팀 멤버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돈구는 “백 감독께서 부임한 뒤 지금까지 부단하게 노력해 왔고, 대표팀은 일사불란한 조직력을 갖췄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우리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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