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탈북9명 초청’ 배경

연두교서 지성호 발언 이어
수용소 등 北인권 비판할 듯

‘잔혹한 정권’ 대내외에 강조
대북제재 국제공조 더 강화

北 ‘평창 평화공세’에 맞불
‘코피작전’ 명분축적 의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외교에 이어 ‘인권’이라는 제3의 카드를 전격 꺼내 들었다. 특히 인권 카드는 북한에 ‘잔혹한 독재정권’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압박 공조체제를 굳건하게 다지고, 한반도 정세 악화 시 대북 군사행동의 명분도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목적 포석인 것으로 파악된다.

1일 미국 워싱턴의 대북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일 탈북자 9명을 백악관에 초대해 북한의 인권탄압 실태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도 들을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1월 30일 연두교서에서 북한에 억류된 뒤 송환된 직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탈북자 지성호 나우(NAUH) 대표 사례를 7분이나 할애해서 상세히 언급한 이후 바로 나온 조치여서 주목된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탈북자를 만나는 것은 2008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탈북자 사례와 북한 정치범수용소 현황 공개를 통해 북한인권 문제를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다. 미국 국무부 등에 따르면 북한에는 개천·청진·화성·요덕·북창·회령 등 6개 정치범수용소가 존재하며, 여기에는 정치범과 정치범 가족 등 최소 12만 명이 수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부에 가장 알려진 요덕 수용소는 ‘캠프15’로도 불리며, 감옥 형태로 개조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 카드를 꺼낸 것은 전방위적 대북 압박을 위해서는 군사·외교·인권을 망라한 모든 카드를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탈북자 문제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잔혹성을 드러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데다가 국제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소재이기도 하다. 또 이는 북한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약한 고리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통해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고, 트럼프 행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최대의 압박’ 대북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 지원을 끌어낼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현재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외교적 해법과 함께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는 대북 군사적 옵션(선택) 실행에 대비한 명분 축적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빅터 차 주한 미 대사 내정자의 중도 하차 이후 워싱턴에서 ‘블러디 노즈(Bloody Nose·코피)’ 작전의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과도 묘하게 맞물린다.

또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대표적인 인권탄압 국가로 인식된다면, 북한에 대해서도 국제법적으로 허용돼 있는 ‘인도주의적 개입’의 길도 열릴 수 있다. 인도주의적 개입은 1995년 보스니아, 1999년 코소보 등에 인도주의를 이유로 군사적 행동을 취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은 외교적 해법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워싱턴 외교가는 파악하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조지프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군사적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지만 근접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북한과의 의사소통 채널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의 최대 압박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외교가 우리가 선호하는 접근법”이라고 재확인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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