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장술”-“美 심술” 충돌

‘北동선과 안 겹치게 해달라’
美, 우리 정부에 요청한 듯
文대통령 北美만남 중재 주목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다수 방한하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북·미 접촉이 이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미국이 북한과의 만남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남북 대화의 북·미 대화 전환 필요성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이 양측의 접촉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각각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양측은 최근 서로 날이 선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4일(현지시간) 펜스 부통령의 보좌관을 인용해 “올림픽 기간에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자국민을 노예로 만든 북한 정권의 억압적인 실상을 지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측은 한국 정부에 올림픽 리셉션 등에서 북한 대표단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미국에서 나오는 강경 발언에 대해 “북남관계 개선 흐름을 차단하려는 망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양측의 이러한 태도에도 평창올림픽이 대화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올림픽 참석을 위한 방한 전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미 간 의미 있는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펜스 부통령 방한이 이를 위한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미국도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 무대에서 국제사회와 동맹국의 요구를 무조건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북한도 국제사회 제재 대상이 아니면서 최고위급인 김 위원장을 보내면서 대화 신호를 보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평창올림픽 개막식 직전 정상급 인사 리셉션 등에서 북한과 미국 대표단 만남 가능성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한편 문 대통령은 5일 오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회식 참석을 시작으로 평창올림픽 계기 외교 일정에 돌입한다. 문 대통령은 개회식 참석에 앞서 IOC 위원 소개 리셉션에 참석해 방한한 IOC 위원들도 면담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6일에는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 7일에는 쥘리 파예트 캐나다 총독,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한다. 8일에는 펜스 부통령과 한정(韓正)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을 접견하고, 9일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김병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